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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찬반 표결 끝에 ‘4월 임기’ 결정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무실로 찾아온 주호영 원내대표와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처음에 비대위원장을 해달라고 (요청이) 왔을 때 여러가지 생각해서 해보겠다고했는데 그동안 여러가지 사정이으로 한달이 넘도록 시간이 경과됐다”며 “딴 이야기 할 것 없이 수용하고 최선을 다해서 당을 다시 정상궤도 올리는데 남은 기간 열심히 노력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향후 비대위원 구성이나 대권후보 등에 대해선 “이야기 할 단계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민경욱 의원이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선 “별로 신빙성을 두지 않는다”며 “거기에 대해서 뭐 특별히 얘기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주 원내대표도 “저희가 당선자총회에서 김종인 박사를 비대위원장으로 결정했다고 말씀 드렸고 김 위원장에게 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데 온힘 쏟겠다 말씀을 들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워크숍 후 “오전 내내 여러 토론이 있었지만 많은 의원들의 뜻이 모아져 비대위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앞으로 원외당협위원장과 전국위원회,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있겠지만 (비대위) 방향이 잡힌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비대위 임기 문제가 걸린 당헌을 개정하기 위해선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
통합당은 이날 지도체제를 결정하기에 앞서 지난번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한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놓고 당선인 4명이 치열한 갑론을박을 벌인 끝에 찬반 표결까지 진행했다. 찬성 측은 윤재옥·성일종 의원, 반대 측은 이명수 의원과 조해진 당선인이 각각 대표 토론자로 나섰다. 찬성파는 비대위 체제 전환을 통한 당의 강력한 쇄신 필요성을 강조했고, 반대파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강론’으로 당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투표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종인, 내년 재보선 공천권 행사
김종인 내정자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면 그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까지 통합당을 이끌게 된다. 곧 통합당과 합당할 미래한국당도 함께 이끌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는 지난달 28일 결정됐지만, 당시 비대위원장 임기를 올해 8월까지로 제한한 당헌 개정에 실패하면서 당사자인 김 내정자가 위원장직 수락을 거부했다.
김 내정자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 공천권 역시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김 내정자는 그동안 ‘연말 비대위’나 ‘2월 비대위’ 등 공천권을 쥐지 못한 비대위는 당을 수습하고 혁신할 동력이 없다며 위원장직을 받아들이지 았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문으로 공석이 된 부산시장을 포함해 기타 재판 진척 상황에 따라 상당한 규모의 재보궐 선거가 이뤄질 수 있어서다. 통합당은 공천권까지 보장한 만큼 김 내정자가 위원장직을 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당은 이번 비대위가 첫 비대위지만 전신 정당들을 거치면서 지난 10년간 7번의 비대위를 출범시킨 바 있다.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 시절 비대위의 역사는 △2010년 6월 김무성 비대위 △2011년 5월 정의화 비대위 △2011년 12월 박근혜 비대위 △2014년 5월 이완구 비대위 △2016년 6월 김희옥 비대위 △2016년 12월 인명진 비대위 △2018년 7월 김병준 비대위로 이어졌다. 이가운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비대위는 박근혜 비대위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