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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신정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환경정책 중 하나인 자동차 연비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차(005380)나 기아차(000270) 등 한국이나 유럽업체보다는 미국업체에 혜택이 집중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디트로이트 인근 차량개발·시험소인 미국이동센터(ACM)에서 자동차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여러분들이 미국에서 자동차를 다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연비 규정 재검토를 약속했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환경보호청(EPA) 규정으로 2025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평균연비를 갤런당 54.5마일(리터당 23.2㎞), 실주행 연비 40마일(리터당 17㎞) 이상으로 못박았다. 승용차와 트럭을 막론하고 평균 갤런당 36마일이 돼야 한다. 업계는 이를 충족하려면 최대 330억달러(원화 약 37조3800억원)가 들 것으로 추산한다. 트럼프는 이 기준이 합당한지를 따져 본 뒤 문제가 있다면 늦어도 내년 4월 이전에 새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스콧 프룻 EPA 청장도 “이는 자동차 제조사와 미국민에게 비용부담을 준다”며 규정을 검토해 소비자와 환경에 모두 좋은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완성차업계는 환영의 뜻을 보였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도요타 등이 참여하는 미국자동차공업협회(AAM)는 “700만명 이상의 산업 종사자와 합리적 가격을 원하는 미국민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환영했다. 비용부담이 큰데다 유가 하락으로 연비가 높은 차량 수요가 줄어든 만큼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주장해온 업계는 이를 폐기하기 위해 트럼프의 미국 투자 확대에 적극 호응했다. 다만 유럽연합(EU)과 중국 등 높아진 환경규제에 맞춰 자동차를 이미 생산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트럼프가 환경규제가 높은 유럽과 중국 등을 압박하기 위한 구실을 만드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환경규제 완화가 자국 기업에겐 희소식이 되겠지만 우리에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글로벌 환경규제 수준이 평준화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같은 약속은 자동차 연비 기준을 완화하려는 수순이기 때문에 이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나 캘리포니아주(州) 등 다른 지방단치단체들과의 법적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보호단체인 시에라클럽은 “오바마 전 정부의 결정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연비규제 철폐 움직임에 대해 법적인 수단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연방정부 규제보다 강력한 환경 규정을 가지고 있는 10여개주도 반발하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환경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공해 유발 기업들에게 부도덕한 선물을 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현행 기준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에릭 슈나이더먼 뉴욕주 법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전 사회의 건강을 공해로부터 보호하려는 국가적 노력을 뒤집는 움직임”이라고 비난하면서 메릴랜드, 오리건, 매사추세츠 등 10여곳의 법무장관들과 연합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이야말로 미국인들의 일자리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 시대가 열리게 됐다”며 “미국 산업을 죽이는 규제를 없애고 일자리를 줄어들게 만드는 세금을 줄이고 모든 미국 기업과 근로자에게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쉬지 않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셰일오일과 가스 추출을 위한 프래킹(fracking·수압파쇄법)에 일부 제한을 둔 오바마 정부의 규정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미 정부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이 프래킹 방식을 쓰는 셰일업체들은 사용한 화학물질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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