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이스라엘의 자율주행차 기술업체 모빌아이를 인수했다. 정보통신(IT 업체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인텔은 이번 모빌아이 인수로 자율주행차 관련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등은 인텔이 모빌아이를 주당 63.54달러, 총 15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인수가는 지난 주말 종가에 34%의 프리미엄을 더한 것으로 자율주행차 업계 내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거래는 9개월 내에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텔, 모빌아이와 자율주행서 도약
이번 인수로 인텔은 자사의 강점인 반도체 기술에 모빌아이의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본사가 있는 모빌아이는 1999년 설립됐으며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자인 이스라엘 히브루대학 암논 샤슈아 박사가 창업했다. 모빌아이는 차량에 부착된 센서가 물체를 인식해 위험 상황을 경고하는 운전보조장치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이다.
모빌아이가 만드는 칩 기반의 카메라시스템은 자동차 내부에 장착돼 속도제한 뿐 아니라 잠재적인 충돌 위험까지 경고해 준다. 이 기술은 미래 자율주행차량의 핵심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사는 아우디, BMW, 포드 등 20개가 넘어 세계 대부분 완성차 업체라고 할 수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ADAS가 탑재된 차는 지난해 미국 신차의 10% 미만에 불과해 성장 여지가 많다. 가트너 애널리스트인 마이크 램지는 “이같은 수치가 상승할 것이며 모빌아이는 시장을 많이 점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붙은 자율주행 기술 경쟁
인텔의 이번 인수로 주요 IT기업 사이에 자율주행 기술 경쟁은 더욱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제휴해 자율주행차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GM은 지난해 자율주행기술회사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10억달러에 인수했다. 지난 1월 인텔은 BMW와 2017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은 자율주행차 기술을 레벨 0~5까지 6단계로 구분하는데, 업계에서는 사람이 필요없는 레벨 5 단계에 닿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레벨 2’양산 가능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모빌아이는 28%의 강세를 보인 한편 인텔은 2%의 급락한 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