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선 돌파한 코스피, 거세진 외인·기관 매수세에 1.7%↑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내 증시가 29일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완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 호재가 겹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의 성장률 하향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경계심을 남겨두고 있지만, 기관이 대규모 매집 주체로 나서며 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5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6.57포인트(1.74%) 오른 2716.72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9개월만에 2700선을 돌파해 연중 최고치다. 지난해 8월 27일(2700.18) 이후 처음으로 2700선을 넘어섰고, 전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2692.47)도 단숨에 경신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1579억원, 기관이 625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면 개인은 7983억원 순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도 790억원 순매수로 집계됐다.

이날 국내 증시의 강세는 미국 연방 국제무역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광범위한 기본관세 및 상호관세 부과에 제동을 건 영향이 컸다.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교역국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를 명분으로 한 관세 부과가 일단 무효화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항소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7개월 사이 네 번째 인하다.

한은은 민간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부진과 미국발 관세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금리 인하를 통해 소비·투자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OECD(1.5%), 아시아개발은행(1.5%), IMF(1.0%) 등 주요 기관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향후 인하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빅컷 가능성을 남겨 투심을 달랬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005930)(300원, +0.54%)는 오른 5만6200원, SK하이닉스(000660)(3000원, +1.44%) 오른 21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간밤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발표에도 기대감이 선반영됐던 반도체주는 이날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2.76%), KB금융(105560)(+1.19%), 현대차(005380)(+2.85%), 삼성전자우(005935)(+0.87%), 기아(000270)(+4.61%), HD현대중공업(329180)(+3.40%) 등이 강세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58%), LG에너지솔루션(373220)(-0.35%) 등은 약세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이 7%대 급등세다. 제21대 대선 사전 투표가 시작된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코스피5000’을 열겠다고 강조하며 투표독려에 나서자 증권주가 주목받고 있다. 상상인증권(001290)은 상한가로 직행했고, 미래에셋증권(006800) 19.49%, 유진투자증권(001200) 11.69% 등도 급등세다.

조선, 에너지, 복합기업, 자동차 등 대부분 업종이 상승 거래되고 있는 반면, 유틸리티, 전기제품, 화장품은 내린다.

이 시각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5.39포인트(0.74%) 오른 734.18에 거래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HLB(028300)(+3.34%), 에코프로(086520)(+4.89%), 펩트론(087010)(+0.89%), 레이(228670)보우로보틱스(+0.94%), 파마리서치(214450)(+1.03%), 휴젤(145020)(+0.77%) 등이 상승했다. 클래시스(214150)(-2.07%), 리카겐바이오(-0.44%) 등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