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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추월 눈앞" 중고차·렌터카 비대면 판매 확산…뒤처지는 완성車

송승현 기자I 2021.12.16 16:23:55

케이카, 비대면 판매비중 45%…11월 첫 오프라인 추월
롯데렌터카, 비대면 계약비중 40%…경쟁사도 잇단 도입 경쟁 치열
현대차, 노조 어깃장 비대면에 '발목'…틈 비집고 들어온 수입車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렌터카와 중고차업계가 비대면 비중을 꾸준히 늘리면서 ‘비대면’이 자동차 관련 산업의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는 비대면 시도가 노동조합 반대 등으로 지체되고 있다.

케이카는 온라인 비대면 중고차 거래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통해 올해 누적 거래 중 45.5%를 해당 서비스로 판매했다. (사진=케이카 제공)
중고차·렌터카 비대면 계약 증가세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고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 케이카(Kcar)와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 롯데렌터카의 온라인 비대면 계약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케이카는 중고차 매물을 온라인 비대면으로 구입하는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내차사기 홈서비스의 올해 11월까지 전체 계약 중 비중은 45.5%로 전년(12월 기준) 대비 9.8%포인트(p) 증가했다. 특히 올해 11월은 온라인 계약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계약을 앞지르기도 했다. 자신의 차량을 판매하는 ‘내차팔기 홈서비스’도 비대면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중이다. 이외에도 중고차업체인 엔카와 오토플러스, AJ셀카 등도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렌탈(089860)의 렌터카 브랜드 롯데렌터카의 온라인 계약 ‘신차장 다이렉트’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롯데렌터카의 장기렌터카 계약 중 온라인 비중은 같은 기간 40%로 전년 대비 5%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2%포인트 내외로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2위 SK렌터카도 올해 비대면 서비스 ‘SK렌터카 다이렉트’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고차와 렌터카의 비대면 증가 추세는 업계 ‘리딩’(Leading) 업체들의 선제적 준비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케이카는 2015년, 롯데렌터카는 2018년부터 관련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자동차 관련 계약에서도 거부감이 없어진 듯한 모양새”라며 “내년 계약의 절반은 온라인이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완성차업체들 비대면 판매 전환 속도

반면 완성차업계의 비대면 시장 진출은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국내 완성차 시장 점유율 87%에 육박하는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의 비대면 판매개시는 노동조합의 반발로 요원하다.

실제 현대차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위탁 생산 중인 엔트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에 돌입했으나 노조의 어깃장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캐스퍼 사전예약이 하루 만에 1만8940대에 달하자 ‘일자리가 없어진다’며 온라인 판매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가 비대면 판매에 뒤처지면서 나머지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관련 시장 진출도 늦어지고 있다.

이는 해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비대면 판매로 전환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오는 2025년까지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체 판매에서 25% 가량을, 볼보자동차는 100% 비대면 판매를 공언한 상태다. 피아트와 지프, 크라이슬러 등이 속한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도 비대면 판매 플랫폼 ‘온라인 리테일 익스피리언스’를 지난해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계의 빈자리도 수입차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중이다. BMW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 ‘BMW 샵 온라인’을 통해 한정판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업계 1위 벤츠코리아 역시 지난 10월 온라인 판매 플랫폼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을 신차 영역까지 확대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지만 현대차가 어떤 시도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흐름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산업 전환기를 노사가 협력해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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