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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만큼 참았다”는 與…바른미래 앞세워 국회 소집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참석 의원 19명의 만장일치로 6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소속 의원의 추가 서명을 받아 소집요구 조건인 75명을 넘게 채운 뒤 이날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임시국회는 소집 요구서 제출 3일 뒤인 20일부터 열린다.
이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도 할 만큼 했다. 참을 만큼 참았다”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며 더 한국당을 기다리지 않고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한국당이 정상화 요구조건으로 제시한 ‘경제 실정 청문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지체하지 않고 임시국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단독으로 국회를 열 수 있음을 언급했으나, 결국 단독개회가 아닌 바른미래당 주도로 여야4당이 함께 여는 모양새를 만들었다.
민주당이 임시국회 소집과 관련 바른미래당을 앞장세운 것은 한국당 복귀를 더 강력하게 압박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으로서는 민주당 주도로 국회가 열린다면 ‘대정부투쟁’ 또는 ‘대여투쟁’을 명분으로 장외투쟁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같은 보수야당으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이 임시국회 소집을 주도했다면 국회 거부 동력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임시국회 소집과정에서 민주당은 최대한 뒤로 빠지고 바른미래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내홍을 겪은 바른미래당은 이번 임시국회 소집과정에서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면서 제3정당으로서 영향력을 부각한 모양새다. 특히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의 존재감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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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안팎에서는 한국당이 계속 국회 등원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국회가 3개월 가까이 공전하면서 한국당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데다 추경처리가 지연되면서 산불 재해를 당한 강원도 및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 여론도 갈수록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또 국회 복귀를 원하는 당내 목소리도 한국당 지도부의 부담이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엄중한 국민들의 질타 속에서도 한국당에는 소위 ‘투톱 정치’밖에 보이질 않는다”면서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앞서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특히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민생을 제쳐두고 국회 밖에서 사실상 대권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추경안 처리가 가장 큰 숙제인 민주당은 한국당의 도움이 절실하다. 국회 문을 연다 해도 최대 숙제인 추경안 처리 등은 한국당이 불참할 경우 사실상 어렵다. 추경안이 본회의에 올라가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이 한국당 황영철 의원이다. 민주당이 그동안 계속 단독 개회를 언급하면서도 실행에는 옮기지 못했던 것도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추경처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도 더 장외투쟁만 벌이긴 부담스러운 시점이 됐고, 민주당으로서도 한국당 도움이 없으면 추경처리 등 할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양당이 계속 물밑 협상을 벌이며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이견을 좁혀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