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기아자동차(000270)는 미국에 진출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점유율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쏘렌토, 옵티마(구형), 프라이드 등이 팔리고 있었지만 판매량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구원투수가 필요했다.
기아차 경영진은 국내에서는 ‘박스카’라는 생소한 모델로 큰 히트를 하지 못한 ‘쏘울’을 미국 시장에서 드라이브를 거는 걸로 방향을 틀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는 이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잘 팔리고 있었고 가격 대비 성능으로는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가솔린 모델이라는 점도 미국 시장에서의 한판 경쟁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것이 고민이었다. 이목을 끌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고 광고에 힘을 주기로 했다. 유난히 동물을 좋아하는 미국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동물이 뭐가 있을까 하던차에 ‘햄스터’가 후보에 올랐다. 작지만 올록볼록 귀여운 몸과 발이 빠른 햄스터가 쏘울과 닮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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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쏘울은 2011년부터 매년 10만대 이상이 팔려나가며 기아차 브랜드를 알리는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년 전 셔플댄스가 전 세계를 강타할 때는 유명 그룹인 LMFAO의 히트곡에 맞춰 셔플댄스를 추는 햄스터를 등장시켰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춘 광고도 선보였다.
작년 10월부터 판매된 2세대 쏘울 광고에서는 1세대와 달라진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햄스터가 러닝머신 위에서 열심히 운동해 ‘몸짱’이 되는 모습도 익살스럽게 담았다.
이 같은 광고 덕분에 기아차는 쏘울을 미국 시장에 선보인 지 5년 4개월 만에 50만대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시장에서 단일 차종으로는 쏘렌토 이후 처음이다.
쏘울은 올 들어 미국에서 지난달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한 7만4999대가 팔리며 K5(옵티마) 다음으로 높은 판매량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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