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포착된다. 인도, 대만, 일본이 반등세를 주도하며 3분기 아시아 투자금은 전분기 대비 증가로 돌아섰다. 인도에서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AI 스타트업이 잇따라 메가라운드를 성사시켰고, 대만은 TSMC 공급망과 연결된 반도체 스타트업이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일본은 로보틱스·HPC(고성능 컴퓨팅) 분야 투자가 활발해지며 2분기 대비 투자금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딜 사례에서도 하드테크 편중이 두드러진다. 한국에선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Rebellions)이 3분기 중 2억5000만달러(3550억원)를 유치하며 아시아권 대표 메가라운드로 꼽혔다. 중국에서는 상업 발사체 개발사 갤럭틱 에너지(Galactic Energy)가 3억3700만달러(4550억원)를, 싱가포르의 eSIM 사업자 에어로로(Airalo)는 시리즈 C 2억2000만달러(2970억원)를 마감했다. 이 외에도 일본의 백오피스 자동화 기업 레이어엑스(LayerX)는 1억달러(1350억원)를, 인도에서는 금융권 음성분석 스타트업 그레이랩스AI(GreyLabs AI)가 1000만달러(135억원)를 유치하는 등 중형 AI 라운드가 이어졌다.
다만 동남아는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투자 규모와 건수가 6년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뒤 3분기에도 반등세를 보이지 못했다. 매크로 불확실성과 기업지배구조 리스크가 누적된 가운데, 글로벌 자금은 성장성이 높은 특정 섹터를 중심으로만 제한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다만 B2B SaaS와 인프라형 핀테크 분야에서는 일부 글로벌 LP(유한책임출자자)들의 탐색이 재개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피치북은 올해 AI가 전 세계 VC 자금의 과반을 차지하는 첫 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자금이 소수 하드테크 분야로 급속히 쏠리면서 메가라운드 중심의 양극화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급격한 쏠림 현상을 둘러싼 경계도 감지된다. 로이터는 “초기 벤처 시장에서 ‘AI 하이프 버블(과열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며 “시장 기대치가 기술이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 수준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