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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코앞인데…尹, 안보컨트롤 타워도 '미완성'

정다슬 기자I 2022.05.09 17:25:49

北 핵 소형·경량화 완성단계…성능평가 남아
소형 핵탄두 탑재 무기 다양화
외교·통일부처 수장 공백…차관급 인사부터

북한이 지난해 10월 8·24 영웅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7일 전력화를 위해 후속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제1 당면과제는 고조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이 됐다.

북한은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쏜 데 이어 지난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13번째 탄도미사일이다. 방사포와 순항미사일을 포함하면 15번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다양한 공격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본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작년 1월 당 대회에서 ‘전술핵 개발’을 공언하고 지난달 25일에는 대남 핵 타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6일 발사한 전술탄도미사일(신형전술유도무기) 역시 소형 경량 핵탄두 탑재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일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해상 일대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SLBM 역시 소형 핵탄두 탑재를 염두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탄도미사일을 수중 발사용으로 개량한 것이다. 수중 잠수함에서 잠수한 미사일이 종말 단계에서 ‘풀업’(하강 단계에서 상승) 기동할 경우 패트리엇(PAC-3) 요격 미사일 등으로 대응이 쉽지 않다.

이와 함께 현재 북한은 이미 400~500kg 무게의 수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급 경량 핵탄두 제작을 마무리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역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이달 중 소형 전술핵 성능 시험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한미 정보 당국은 새 정부 출범 직후나 오는 21일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나 일본에 머무는 시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남북 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까지 급격하게 냉각되며 한반도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다는 것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조건부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됐지만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아직 기약이 없는 상태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오는 12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일단 15개 부처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 수장들의 공석을 차관들로 메운다는 계획이지만, 인사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정치권의 갈등 상황이 여야가 따로 없는 외교·안보 분야까지 흔드는 참담한 현실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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