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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씨는 2011년 3월부터 2012년 9월까지 교실, 생활지도부실 등에서 강제로 제자 5명의 신체 일부를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들은 A씨가 허리, 허벅지, 성기 부분 등을 손으로 치고 속옷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반면 A씨는 기억이 나지 않고, 신체 접촉이 있었다 해도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본질적인 부분에서 일관되고 상황 묘사가 구체적”이라며 “피고인의 행동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고 추행 중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은 범행 일시와 경위에서 다소 불명확한 부분이 있지만, 오래전 갑작스럽게 범행을 당한 입장에서 당시 정황을 모두 진술하길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며 “당시 피해자들이 불쾌감을 표시하지는 않은 것은 나이가 어렸고 피고인이 담임교사라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당시 상황에 불쾌감을 표현하고 있고, 판례에서도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보인다면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면서 “교육자로서 임무를 망각하고 피해자들을 추행한 점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을 비롯한 한국여성의전화 등 시민단체는 이날 북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피해자 중 한 명은 “오늘이 학교 현장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곳이 되는 데에 일조했다고 믿는다”며 “우리의 용기뿐만 아니라 언론인, 다수 시민단체와 인연을 통한 기적으로 오늘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 사회 각계각층에서 미투가 이어지자 용화여고 졸업생들은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 뽑기 위원회’를 꾸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교사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했다. 용화여고 재학생들도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미투(ME TOO)’ ‘위드 유(WI(073570)TH YOU)’ 등의 문구를 만들어내 눈길을 끌었다. 용화여고의 미투는 교내 성폭력을 공론화하는 ‘스쿨 미투’의 도화선이 돼 이후 다른 학교 현장에서도 미투 폭로가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