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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주한미군 관계자는 “오늘 연기된 미군의 전략폭격기 전개는 내일 실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B-1B 폭격기 2대는 12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 등의 이유로 괌 기지를 이륙하지 못했다. 낙뢰에 따른 전자장비 손상을 우려해 전개 계획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13일 오전 B-1B 2대를 경기도 오산기지 상공에 투입해 대북 무력시위에 나선다. 미군의 이번 전략자산 전개는 북한의 핵 실험 실시 이후 나흘만이다.
미국은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킬 때마다 전략자산을 한반도 상공에 투입했다. 미 전략자산은 전술핵 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 무기체계를 의미한다. 유사시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중 하나로 장거리 폭격기와 핵잠수함, 스텔스 전투기, 핵추진 항공모함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미국은 올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3000㎞ 떨어진 곳에서도 북한 지휘부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B-52 장거리 폭격기를 오산공군기지 상공으로 출동시켰다.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에는 현존하는 전투기 중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는 F-22(랩터) 스텔스기 편대를 오산에 파견했다. 3월 실시한 KR(키 리졸브) 및 FE(독수리 연습) 훈련에는 미 핵 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CVN-74) 전단이 참가한바 있다.
B-1B 폭격기의 한국 전개는 미 태평양사령부가 괌 앤더슨 기지에 B-1B 편대를 새롭게 배치한 이후 처음이다. 기존 B-52 폭격기의 임무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8월 괌 기지에 새롭게 배치됐다.
B-1B는 ‘랜서’(Lancer)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창 처럼 날카롭게 생긴 기체 모양에서 따온 말이다. B-52를 대체하기 위해 1960년대 개발된 B-1B는 1980년대 실전 배치됐다. 걸프전쟁 때인 1998년 12월 ‘사막의 여우’ 작전에서 처음 실전에 투입됐다. 지난해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한 군사작전에도 투입된바 있다.
B-1B는 길이 44.5m, 높이 10.4m, 날개 폭 41.8m 규모다. 최대 이륙 중량은 214톤 가량으로 비행속도가 최대 1530Km/h에 달한다. B-52(1052Km/h)의 1.5배 가량이다. 괌에서 평양까지의 직선거리가 3400여Km인 것을 감안하면 북한 지휘부를 2시간여 만에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항속거리도 약 1만1000Km 수준으로 B-52(6400km) 보다 훨씬 멀리 날 수 있다. 핵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폭격기지만 현재는 재래식 폭격을 위한 임무를 수행한다. 통합정밀직격폭탄인 제이담(JDAM) 뿐 아니라 비유도 일반폭탄 등 최대 60톤을 탑재할 수 있다. B-52 무장량 보다 2배 더 많은 수준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5차 핵실험 이후에 북한에 대한 다양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그 일환으로 다양한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달 10일부터 15일까지 서해와 제주 남방에서 진행할 예정인 한미 연합 항모강습단 훈련에는 미 핵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CVN-76) 전단이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