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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평양 해상에 ICBM 발사…"오커스 견제"

양지윤 기자I 2024.09.25 16:44:35

중국 "연례 계획 일부…국제법 준수"
미·호주·뉴질랜드에 전날 통보
"중국, 자국 영공서 시험 발사…이례적"
"호주 인근 공해상 낙하"…호주 최근 핵잠수함 도입 추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국군이 25일 태평양 해역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다. 이는 지난 1980년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1일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둥펑-41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신화사 방송화면 갈무리)
이날 중국 국방부는 “로켓군이 이날 오전 8시44분 모의 탄두를 장착한 ICBM 1발을 발사해 태평양 국제 수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는 연례 계획의 일부”라며 “국제법과 국제 관행을 준수하며 특정 국가나 대상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국방부가 전날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에 ICBM 시험 발사를 미리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중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 “ ICBM이 호주 주변 공해상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발사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앤킷 팬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재단 선임연구원은 AFP에 “이런 시험은 수십 년 만에 처음 보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중국은 일반적으로 자국 영공 내에서 이런 시험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실험은) 중국의 핵무기 현대화가 진전돼 새로운 실험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사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견제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HK는 “호주는 군사적 활동을 활발히 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오커스에 기반한 핵잠수함 도입 계획을 추진하는 등 억지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번 발사는 오커스를 견제하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발사한 ICBM은 일본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피해 정보도 없다”고 밝혔다.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발끈했다. 그는 이날 중국의 ICBM 발사를 군사훈련으로 규정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상황을 주시하고 중국의 의도를 분석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이 공해상에 ICBM 발사를 발사한 것은 44년 만이다. 앞서 중국은 1980년 5월 태평양 해역으로 ICBM인 둥펑(DF)-5 1발을 발사했다. DF-5는 9070㎞를 비행해 남태평양에 떨어졌고, 중국군 군함 18척도 해당 작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ICBM은 핵탄두를 장착하고 먼 거리에 있는 적군을 겨냥한 전략 무기로 과거 동서 냉전 시기에 개발했다. 1979년 미국과 구소련이 체결한 제2차 전략무기제한조약(SALT2)에서는 ‘미국 본토의 북동쪽 국경과 소련 본토의 북서쪽 국경의 최단거리인 5500km를 초과하는 사거리의 탄도미사일’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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