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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난데, 폰 액정 깨졌어"…21억 뜯어낸 신종 피싱 조직

장영락 기자I 2022.11.10 14:35:00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자 상대 ''통장 협박''으로도 8억원 범죄수익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자녀를 사칭해 전화금융사기(메신저 피싱) 행각을 벌이고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을 협박해 돈을 뜯은 신종사기 조직이 입건됐다.
피싱 조직 사기 수법. 인천경찰청 제공.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컴퓨터 등 사용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 50대 A씨 등 25명을 구속하고 대포통장 모집책 10대 B군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자녀를 사칭한 메신저 피싱으로 320명에게 약 21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들 자녀를 사칭해 “아빠(엄마), 내 휴대전화 액정이 깨져서 보험 가입 중”이라며 피해자들은 신분증 사진과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알아냈다. 이후 원격제어앱으로 피해자 계좌에 담긴 돈을 대포통장으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얻었다.

이들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을 상대로 협박을 해 돈을 뜯기도 했다. 메신저 피싱 피해자 휴대전화를 원격 제어해 계좌에서 10만∼20만원만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 계좌로 옮기고 이때 송금자 항목에 피싱 조직 텔레그램 아이디를 적었다.

피싱 피해자가 도박사이트 운영자 계좌로 돈이 들어간 것을 은행, 경찰에 신고하면 이들 계좌 거래가 정지되는데, 이때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이 텔레그램 아이디로 연락해 합의를 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는 신종 사기 수법으로 피싱 조직이 범죄 조직 계좌를 고의로 지급 정지 상태로 만들어 합의금을 강요하는 ‘통장 협박’ 사기다.

피싱 조직은 통장 협박 방식으로도 불법 도박사이트 350여 곳으로부터 합의금을 8억원이나 받아냈다. 피싱 조직은 합의가 끝나면 피싱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계좌 오인으로 돈이 들어왔다며 돈을 다시 돌려보내준 뒤 거래 정지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피해자들은 소액을 반환하겠다는 연락이 오면 별다른 의심없이 거래 정지를 풀어줬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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