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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동의 꽃다발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환한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섰다. 오전 퇴원할 때 보인 올림머리 모양에 남색 코트 차림 그대로였다. 그는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직후 소주병이 날아들면서 담화문 발표는 중단됐다. 파열음이 나온 즉시 경호진들이 박 전 대통령을 감쌌고, 한 남성이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히면서 장내는 곧 정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제가 많이 부족했고 또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인사말을 이어갔다. 그는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에 여러분들”이라며 “저에 대한 사면이 결정된 후에 이곳 달성의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 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달성에 얽힌 자신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여기서 많은 곳을 구석구석 다녔기에 이 달성군 흙 속에 제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유가·구지·다사·합인 등 관내 명칭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이름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만큼 제게도 이곳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그런 곳”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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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는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며 “앞으로 이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나가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인사가 끝난 뒤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100% 완치돼서 퇴원하신 게 아니고 의료진이 통원치료 가능할 정도 돼 권고하셔서 나왔다”면서 “당분간 건강 회복에 전념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주 사저를 직접 방문한다는 의지를 보인 데 대해서는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접하긴 했으나 직접 연락받은 적은 없다”며 “만약 (윤 당선인으로부터) 연락이 온다면 그 문제는 제가 답할 성격의 것이 아니고 박 전 대통령께서 결정을 하면 언론을 통해 밝히겠다”고 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0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후 “많이 염려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며 “지난 4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임해주신 삼성병원 의료진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짧게 인사했다. 현장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최경환 전 부총리, 조윤선 전 정무특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 박근혜 정부 시절 인사들이 집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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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전 대통령은 신년 특별사면으로 지난해 12월 31일 0시에 석방됐다. 당초 지난달 퇴원을 예상했으나 회복 속도가 더뎠고, 최근 통원 치료가 가능할 정도가 돼 퇴원 권고를 받았다. 지난 2일 대리인을 통해 대구 사저에 전입신고를 마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