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뚝뚝’…호가 1억 낮춰도 매수세 없어
지난 22일 오후 세종시 소담동 새샘마을1단지 내 P공인중개사사무소. 890가구가 넘는 중규모 이상 단지 상개 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있는 중개업소지만 찾아오는 손님도 걸려오는 문의전화도 없다. P공인 대표는 “작년만 해도 하루 10통 이상의 매수 문의 전화가 왔지만 지금은 단 1통도 안 오는 날이 많다”며 “집주인도 호가를 1억원 이상 낮춰 매물을 다시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새샘마을 1단지(전용면적 85㎡) 아파트는 평균 실거래가가 작년 초 6억원대에서 현재 8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12월 8억5500만원(4층)에 거래됐고 최근(9월26일)에는 이보다 4500만원 하락한 8억1000만원(4층)에 팔렸다. 현재 호가는 저층기준 7억원으로 저층 기준 전 고가대비 1억5500만원 떨어진 상태다. 대평동 해들마을4단지(전용 85㎡)는 올해 초(1월16일)만해도 9억5000만원(10층)에 신고가를 썼지만 최근(11월15일)에는 1억3500만원 떨어진 8억1500만원(9층)에 팔렸다.
|
한국부동산원의 12월3주차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세종시는 이번 주 0.57% 하락하며 전주(-0.47%) 대비 낙폭을 키웠다. 주차별로 보면 △11월4주차 -0.21% △5주차 -0.26% △12월1주차 -0.33% △2주차 -0.47% △3주차 -0.57%로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폭탄에 ‘주춤’…국회 이전 기대감도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신규 입주물량 증가 영향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했고 매물이 적체되면서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세종시의 올해 입주물량은 7668가구로 작년(5655가구)과 비교해 크게 늘었고 내년에도 3257가구의 물량이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내 곳곳에는 2024년 입주 예정인 세종자이더시티(1350가구), 세종리첸시아파밀리에(770가구) 등 대단지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세종시는 집값 급등 피로감과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올해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내년에도 금리 추가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한동안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세종국회의사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지난 9월28일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행정수도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세종은 행정수도뿐만 아니라 수도 천도론까지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국회가 들어서게 되면 집값 상승 여력은 있다”며 “미국에 빗대면 서울은 ‘뉴욕’ 세종은 ‘워싱턴’이 되는 것인데 뉴욕과 워싱턴의 집값이 비슷한만큼 세종시는 서울과 연동성이 강한 특수지역으로 봐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