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LG그룹의 주력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LG생활건강(051900)이 가파른 실적 성장세와 재무 안정성을 발판으로 그룹내 계열사 가운데 최고 신용등급을 꿰찰 호기(好機)를 맞았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LG생활건강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리면서 현재 ‘AA’인 신용등급의 상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단계 등급 상향이 이뤄지면 LG생활건강은 LG화학(051910)과 함께 그룹 내 유이한 ‘AA+’급 계열사로 올라선다.
현재 LG그룹내에서 두 회사와 더불어 우량등급 기준인 AA급을 부여받고 있는 계열사는 LG전자(066570)(AA)와 LG유플러스(032640)(AA) LG디스플레이(034220)(AA-)와 LG하우시스(108670)(AA-) LG이노텍(011070)(AA-) LG상사(001120)(AA-) LG CNS(AA-) 등이다. 한신평이 등급 변경 사유로 내세운 것은 면세와 중국시장내 급격한 매출 증가로 전체 외형 확대가 가시화되고 있고 제품 포트폴리오의 고부가가치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 아울러 현금흐름의 선순환 구조로 재무 안정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점도 반영했다.
대표 내수기업 중 하나인 LG생활건강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 등에서 업계 수위를 다툴 정도로 다변화되고 우수한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근래엔 중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화장품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후’와 ‘숨’, ‘오휘’ 등 고가 브랜드의 면세점 채널 매출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고가 화장품 매출 비중 확대와 더불어 생활용품 부문에서도 상대적으로 고마진 상품 판매 비중이 커지면서 2009년 이후 11%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매출액이 작년 3분기 누적으로 16.6%까지 높아지는 등 수익성 개선도 돋보인다.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화장품업체 더페이스샵과 일본 건강기능식품업체 에버라이프 등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서며 2014년말 연결기준 차입금이 1조2000억원까지 늘어났지만 실적 호조로 탁월한 현금 창출력으로 재무부담을 줄여가고 있다. 2013년말 각각 132.8%, 28.4%에 달했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의존도도 작년 9월말 기준 103.8%, 17.2%까지 낮아졌다. 한신평은 “영업 현금 창출력을 웃도는 기업 인수나 투자로 인한 재무 레버리지 확대 여부와 종속회사 실적과 자금 지원규모는 신용도 관점에서 중요한 변수”라며 “특히 영업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면세와 중국시장 성장 지속 여부를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