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정부가 기업인 핫라인을 개설한 지 5개월이 지났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해 9월 기업인의 애로사항을 전해 듣는 첫 상견례를 가진 지 5개월만에 두번째 시간을 마련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핫라인 참여기업인 21명과 오찬간담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초 대·중견·중소기업 80명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핫라인(전용 휴대폰 및 이메일)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오찬간담회는 지난 1차 간담회때 참석하지 못한 기업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 소통 창구 마련 ‘긍정적’
우선 기업인 입장에서는 소통의 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에 대해서 높이 평가했다. 윤동한 한국콜마 대표는 “40여년간 기업을 운영했지만 부총리가 직접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그 의미가 무엇인가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인 핫라인 개설 이후 지금까지 27건의 애로 및 정책건의를 접수해 검토했고, 이 중 15건을 수용, 1건에 대한 대안을 마련했다.
이승원 기재부 기업환경과장은 “지속적으로 핸드폰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해듣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온라인 대화방을 통해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업인들의 의견을 묻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핫라인 기업인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들은 주로 엔저현상 등 환율 변동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정부의 연구투자(R&D) 부문에 중소기업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 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해 발표한 엔저대책에 대해 추가적으로 검토해보겠다”면서 “R&D 추진시 기업과 공공연구기관간 매칭펀드 등을 통해 민간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적극 공감하며 현재 정부도 R&D 효율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달라진 ‘기업가 정신’
이날 최 부총리는 첫 상견례때와 동일하게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담고 있는 의미는 다르다.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과감한 투자활성화를 촉구했던 그의 목소리는 오히려 기업들의 생존능력 확보에 방점이 찍혀져 있다.
최경환 부총리는 “정부지원에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구조개혁, 융합, 협업 등 생존능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남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가지고 나만의 특별한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중소기업계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가업상속공제 확대 방안을 담은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부결되는 등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작년보다 힘이 빠진 상태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사전·사후관리를 강화한 수정법안을 대표 발의해 재도전에 나선 상태지만 한차례 퇴짜를 맞은 상황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윤 대표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업인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했더니 제일 많이 나온게 필사즉생”이라면서 “12척의 함선으로 130척을 이겨낸 충무공 정신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조시영 대창 대표는 “기업을 하면서 그동안 평탄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IMF와 리먼브라더스의 글로벌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각오로, 또 살아남겠다는 정신으로 이겨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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