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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이사회(의장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대표이사(CEO)공개모집’을 시작하면서 KT CEO는 어떤 사람이 돼야 할까 관심이다. KT이사회는 지난해 말에도 복수후보를 심사했지만, 결과만 공개하면서 ‘깜깜이 심사’ 논란이 벌어졌다. 그래서 이번엔 응모자 명단까지 전부 공개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이런 방식은 기업의 CEO를 마치 ‘인기투표’ 하듯이 뽑는 셈이라며 평가절하하지만, 국민기업 KT가 투명한 차기 CEO 선임 절차를 갖는 것은 지배구조 리스크로 주가가 급락한 KT로선 최선의 선택이다. 모든 걸 투명하게 공개하면 정치권에서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려 할 때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인간과 비슷한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는 KT CEO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챗GPT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언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다.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석준 NH농협지주 회장은 “여기 오기 전에 한국 금융시장 안정에 대해 ‘챗GPT’에 물어봤다”면서 “금융안정을 위한 시스템 개혁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모범답안을 보여줬다”고 운을 떼기도 했다.
챗GPT에 ‘대한민국 기업인 KT의 CEO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KT CEO의 미래 비전은 무엇입니까?’, ‘KT의 CEO의 역할 중 국가기간통신망 운영주체로서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소유분산기업이라는 이유로 KT 이사회의 CEO의 신규 선임 또는 연임 결정에 외부의 정치적 압력과 간섭이 벌어지는 것은 21세기에도 바람직한 겁니까?’ 등의 질문을 던져봤다.
챗GPT의 답변(by ChatGPT)은 △KT CEO는 기업의 경영 환경, 시장 동향, 기술 동향 등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대한민국 대표 기업 중 하나이니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며 △5G와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 및 보급,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같은 게 미래비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통신망 유지, 국가기간통신망 운영주체로서 공공성 강화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외부의 정치적 압력과 간섭이 CEO의 신규 선임 또는 연임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라고 다시 물으니 △기업의 이익과 경영 안정성을 해칠 뿐 아니라, 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배구조의 혁신과 안정성을 위해선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과 정책 수립, 이행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만한 답이 있을까. 통신 업계 원로는 “인공지능도 아는 KT CEO의 자격과 역할을 KT이사회가 무시하고 눈치보기 심사를 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기대했다.
KT는 지난 10일 CEO 후보자 외부공모를 시작해 20일 13시까지 받는다. 그리고 3월 7일쯤 차기 CEO 후보 1명이 정해진다. 구현모 현 CEO외에도 김성태 전 의원(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 임헌문 전 KT 사장(대전 테크노파크 원장),김기열 전 KTF 경영지원부문장, 박헌용 전 KT파워텔 사장, 표현명 KT 사외이사, 윤경림 KT 그룹Transformation부문장 등의 이름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