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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경고등' 켜졌다…연초 반도체 수출 29% 급감(종합)

김형욱 기자I 2019.01.21 14:24:32

1월1~20일 반도체 수출 42.8억달러로 전년比 29%↓
반도체 장비수입 62.5% 급감…수출 부진 우려 커져
전체 수출도 부진…14.6% 줄어든 257억달러
산업연 "반도체 연중 반등 전망, 미·중 갈등 수혜 가능성"

지난해 12월28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정부는 이날 우리나라 연간 수출이 처음 60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연초 수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수출 둔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버팀목인 반도체 수출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다만 아직 연초인데다 연간으로는 반등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비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은 1월1~20일 수출이 257억달러(약 28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301억달러)보다 14.6% 감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조업일수가 하루 많았다는 걸 고려해도 감소 흐름이 두드러진다. 일평균수출액도 17억7000만달러로 전년(19억4000만달러)보다 8.7% 줄었다.

반도체 수출 부진 때문이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은 42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8.8% 줄었다. 승용차 수출이 29.0% 늘고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 부품도 각각 8.1%, 0.2% 늘었으나 반도체 부진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석유제품과 선박도 각각 24.0%, 40.5%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16.9%↑), EU(4.0%↑), 싱가포르(2.7%↑)에서 늘었으나 중국(22.5%↓), 베트남(15.1%↓), 일본(9.0%↓), 중동(38.1%↓)에서 줄었다.

1월 1~20일 수출입실적. 관세청 제공
수입 역시 같은 기간 27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02억달러)보다 9.5% 줄었다. 승용차 수입은 늘었으나 원유, 반도체, 가스 등은 줄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5억1000만달러)이 62.5% 줄어든 게 눈에 띈다. 반도체 경기둔화를 반영한 수치라는 점에서 반도체 수출 전망을어둡게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반도체업계의 체감 경기도 좋지 않다. 국책 산업연구기관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올 1분기 매출전망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반도체 부문의 수치가 지난해 4분기 111에서 90으로 주요 제조업종 중에서도 가장 큰 폭 내렸다.

정부는 지난해 사상 첫 6000억달러(약 673조원) 이상 수출을 달성했고 2년 연속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통상분쟁과 노 딜 브렉시트(No-deal Brexit, 영국의 조건 없는 EU 탈퇴), 반도체 시황 악화, 국제유가 하락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연초 반도체 부진은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도 있다. 산업연구원은 연초 반도체 수출이 부진을 겪겠지만 연중 반등에 성공해 수출액 규모가 9.3%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은 올해 우리 수출이 6330억달러 사상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양팽 신산업연구실 연구원은 “미·중 통상갈등으로 미국이 반도체 제조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며 “반도체 치킨게임으로 가격 하락 우려가 컸는데 오히려 한국이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말했다.

1월 1~20일 품목·국가별 수출 통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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