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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전 주미대사 “북미 대화 서둘러야”

김형욱 기자I 2017.11.10 17:34:46

"트럼프식 대북정책 ''힘 통한 평화'' 유효할수도"
"최고 수준 제재와 함께 모든 대화 창구 열어야"

홍석현 전 주미대사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홍석현 전 주미 대사가 미국 언론에 북미 대화를 촉구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미 언론 월드포스트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식 대북 정책은 실제 유효할 수 있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월드포스트는 미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싱크탱크 베르그루엔 연구소가 공동 설립한 매체다. 전 중앙일보·JTVC 회장인 홍 전 주미대사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 특사도 지낸 바 있다.

홍 회장은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때 국회에서 평소의 거친 말 대신 자제하는 모습으로 평화를 최우선 명제로 삼고 있는 한국 국민의 신뢰를 샀다며 높게 평가했다. 이 덕분에 ‘힘을 통한 평화’란 트럼프의 원칙도 더 힘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대화 창구를 여는 게 중요하다는 게 홍 전 대사의 주장이다. 그는 핫라인이란 완충장치가 없는 현 상황에선 의도가 없는 단순한 실수도 전쟁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김정은의 핵 미사일 개발 의지가 확고해 보이는 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이를 막기 위한 미국의 충돌, 누구도 원치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서둘러 북한을 대화 창구로 앉히기 위한 모든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방법으로 대북 원유공급 차단이나 북한 근로자의 외국 근로 추가 제재 같은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는 동시에 모든 대화 채널을 열어 북한을 코너로 몰아야 한다고 했다.

이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원칙 ‘네 가지 노(NO)’을 계속 강조해 의미 있는 대화 환경 조성의 첫 걸음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즉 미국이 북한 정권 교체나 붕괴, 한반도 흡수통일, 북한 침공이 없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홍 전 대사는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나 특사가 평양이나 제3국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이 스스로 끝난 독재자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처럼 비참한 말로로 끝나지 않는다는 확신을 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북과 미·중 양국 고위급 관료가 참석하는 2대2 회담 개최도 제안했다. 미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서더라도 이런 노력이 없다면 한국이나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홍 전 대사는 한국 역할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대북 대응은 확고한 한미동맹과 한미일의 협조가 기본이지만 중국과 러시아라는 다른 축이 있다는 것도 기정사실”이라며 “중러의 협조 없인 북한에 대한 최고 수준의 제재는 어려우므로 미일과 협력하면서 중러를 안심시킬 수 있는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미가 대화하려면 경제나 문화, 스포츠 등을 매개로 한 남북 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도 했다.

홍 전 대사는 마지막으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가진 무기는 북 정권을 안정화하기는커녕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듯 북한이 한국처럼 미래를 약속받는 방법은 비핵화뿐”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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