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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경쟁력…기업 ‘구조혁신’의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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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5.12.08 13:51:46

고물가 기조 속 가성비 전략 주목
이디야, 수직계열화로 원가 절감
메가, 규모의경제·무인화로 효율↑
노브랜드, 공장·물류로 대응, 더본은 CK·구매 전략 강화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1만원을 위협하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마진 축소가 아닌 ‘구조적 혁신’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추거나 압도적인 구매력을 활용하는 등 방식은 다양하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서울시내 빽다방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커피 등을 구매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지만 ‘가성비’를 앞세운 기업들의 실적은 오히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우선 저가 커피 시장을 주도하는 메가MGC커피(앤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4959억원으로 전년대비 34%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55% 늘어난 1076억원을 기록했다. 더본코리아 역시 지난해 역대 최대인 464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고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브랜드 명성보다 실속을 택하면서,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이들 기업으로 수요가 쏠린 결과다.

이들 기업이 착한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역대급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철저한 ‘원가 혁신’이 자리 잡고 있다. 먼저 이디야커피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절감의 정석을 보여줬다. 자체 로스팅 공장인 ‘드림팩토리’를 건립해 원두를 직접 생산하며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간 마진을 제거했다. 이를 통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가를 낮추는 동시에,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익 구조를 완성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는 모기업의 제조 역량과 물류 노하우를 결집해 ‘가성비 버거’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농수축산 전처리와 육가공, 가정간편식(HMR) 등을 생산하는 6개의 제조 공장과 전국 물류 네트워크가 그 기반이다. 신세계푸드는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며, 타사 대비 약 20%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맹점주의 초기 투자 비용과 운영 부담을 낮춘 상생 모델을 확대하며 ‘소비자와 점주’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475560)는 체계적인 판매·생산 계획(S&OP)과 고도화된 구매 전략이 핵심 경쟁력이다. 중앙 주방(CK) 시스템을 도입해 식자재를 전처리하고 조리 과정을 표준화해 가맹점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 다양한 구매 전략으로 원재료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의 일부를 본사가 흡수하는 정책을 펼치며 공급망 불안을 해소했다. 이는 가맹점의 수익성을 보장하면서도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저가 커피 시장의 강자인 메가MGC커피는 박리다매 전략에 ‘디지털 혁신’을 더했다. 4000여개에 달하는 매장을 바탕으로 원두와 식재료를 대량 구매해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춘 ‘규모의 경제’가 기본 토대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한 잔 팔 때 세 잔 이상을 팔아 수익을 맞추는 구조다. 여기에 1000만명이 넘는 앱(App) 회원을 기반으로 한 메가오더 시스템이 운영 효율의 방점을 찍었다. 모바일 주문 비중을 높여 피크타임에도 대기 줄을 줄이고 회전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키오스크와 앱을 활용한 인건비 절감과 높은 매출 효율성은 가성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강력한 동력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격 경쟁력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필수 조건이 됐다”며 “다만 앞으로는 극한의 효율화 속에서도 맛과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수 있는 퀄리티 컨트롤(QC) 역량이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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