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화성에 亞 핵심 거점 준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푸케 CEO는 이날 오전 경기 화성에서 열린 ASML 화성캠퍼스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전영현 삼성전자(005930) 반도체(DS)부문장 부회장을 만난다. 이날 비공개로 열린 준공식에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차선용 SK하이닉스(000660) 미래기술연구원장 사장 등 고위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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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반도체 기판에 설계대로 집적회로를 프린팅하는 장비)를 독점 생산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에 공급해 ‘슈퍼을’로 불리는 회사다. 이번에 준공한 화성캠퍼스는 심자외선(DUV)·EUV 노광장비 등 첨단 장비 부품을 제조하는 ASML의 아시아 핵심 거점이다. 지난 5년간 2400억원을 투자해 최근 완공했다.
강감찬 실장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는 지자체와 중앙정부, 국가 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이번 준공은 그 협력의 좋은 사례”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기술 협력과 투자가 더욱 긴밀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삼성 전영현 등 국내 인사들 회동
푸케 CEO가 직접 방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고위 임원들과 잇따라 회동하는 것은 공급망 재편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ASML은 반도체 핵심인 노광장비 경쟁력 측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지만, 중국 수출 제약이 심화하고 있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미중 패권전쟁 속에서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부터 EUV 노광장비의 대중(對中) 수출을 금지했다. 최근에는 구형 장비 역시 중국에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 고객사와의 협업은 더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ASML은 이번 방한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의 공급망 구도에 대해 한국 기업들과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입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원활한 ASML 장비 수급을 통해 통해 공정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SML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하이(High)-뉴메리컬어퍼처(NA) EUV’ 관련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하이 NA EUV는 전 세대 EUV와 비교해 빛의 파장은 같지만 렌즈가 빛을 모을 수 있는 수치를 나타내는 NA를 높인 게 특징이다. 한 대당 가격이 5000억원을 넘는데, 이마저 생산 물량이 적어 이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연내 최신 하이-NA EUV를 한 대 들여온 뒤 내년 상반기 한 대 더 도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최선단 2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 이를 먼저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하이-NA EUV를 경기 이천 M16 공장에 반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