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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이날 올해 3분기 순이익이 3253억대만달러(약 13조 8300억원)으로 전년 동기(2110억대만달러·약 8조 9700억원) 대비 54.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22명의 평균 전망치인 3002억대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미 달러화 기준 전년 동기대비 36.5% 늘어난 236억 2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TSMC가 기존에 예상한 224억~232억달러는 물론, 시장 컨센서스인 233억 3000만달러를 상회한다. 대만달러 기준으로는 TSMC가 지난주 7596억 9000만대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3분기 자본지출은 64억달러(약 8조 7600억원)로 전분기(63억 6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고 TSMC는 전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세 곳에 65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AI 모델 학습에 필수라는 엔비디아의 칩을 생산해 대표적인 AI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SMC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관련해 “경쟁사인 한국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이 첨단 제품 양산과 수주 확보 우려에 시달리는 가운데, 왕성한 AI용 반도체 수요를 승자 독식하는 구도가 선명하다”고 진단했다.
로이터는 “대만 기술기업들은 전통적으로 하반기가 성수기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서방 고객사들로부터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AI 열풍이 TSMC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짚었다. TSMC 주식은 올해 75% 급등해 시가총액이 8400억달러(약 1149조원)로 불었다.
한편 이날 TSMC의 실적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지난 15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기대 이하의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한 가운데 공개됐다. ASMS의 3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은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내년 매출 가이던스가 전망치(385유로)에 크게 못 미치는 300억~350억유로로 제시돼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실적발표 당일 ASML의 주가는 16% 폭락했다. 일일 기준 1998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다음 날인 16일에도 회사의 주가는 6% 추가 하락했다. 이는 미국과 한국, 일본 등 다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AI 열풍이 반도체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성장 동력인 것도 맞지만, ASML의 암울한 실적 전망과 업계의 더딘 회복을 보면 AI가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