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삼성전자는 7.27% 내리며 같은 기간 코스피(-4.86%)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고 기관은 5거래일째 팔자에 나섰다. 개미만 12거래일째 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기침체 이슈 탓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대된 만큼, 대형주의 수급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47.2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부각했다. 게다가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7월 구인 건수는 767만 3000건으로 6월보다 23만 7000건 줄었다.
물론 서비스업 대표 지표인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5를 기록하는 등 미국 경기를 무조건 ‘침체’로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지만 투자자들로선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게다가 엔비디아의 반독점 조사 해프닝까지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진 않다. 최근엔 AI반도체 역시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 수요둔화)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공급을 본격화하면 HBM 공급 과잉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현재 HBM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으로 이 3개사의 생산은 총 16억 4000만 GB수준이다. 그런데 내년 이들의 생산량은 33억 7000만GB로 급증할 전망이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3E 공급이 본격화하면 내년에 HBM 수급이 공급 과잉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까지는 고객들의 AI 가속기 재고 축적 수요와 실수요를 넘어서는 AI 서버 생산 계획에 따라 수급이 안정적으로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삼성전자를 둘러싼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1조 1000억원 수준으로 시장예상치를 약 19% 하회할 것”이라며 “부진한 기업 대 고객(B2C) 수요와 DS 부분의 상여 충당금, 전분기 대비 메모리 재고 평가 손실 충당금 환입 규모 축소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목표주가 역시 기존 11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했다.
물론, 6일(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오면 경기침체에 대한 전망이 조금 더 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박승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누적되면서 가장 타격을 입은 업종은 반도체이며, 지금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면서도 “앞으로 경제지표가 약하게 발표될 때마다 주식시장은 밀리겠지만, 이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