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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업비트는 지난 23일 오전 5시 23분부터 25일 오후 3시12분까지 마로 코인의 출금을 일시 중단하면서, 아무런 이용자 공지도 하지 않았다.
업비트는 지난 9월 12일 상장폐지를 결정하며, 당시 공지를 통해 거래지원 종료일은 같은 달 26일이며 출금지원 종료일은 한달 뒤인 10월 26일이라고 알린 바 있다. 그런데, 출금이 정상 지원돼야 할 기간에 60시간 가까이 이용자 안내도 없이 출금을 중단한 것이다.
이 기간 인출을 시도한 이용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A씨는 “출금 지원 종료일이 지나면 지갑에도 못 넣는 휴지 조각이 된다”며 “상폐 코인에 대해선 이용자 보호 조치를 더 강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렇게 할 거면 그동안 받아 간 마로 코인 거래 수수료를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취급 코인의 입출금을 중단할 경우 미리 공지하는 것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기본 조치이다. 업비트 역시 입출금 중단 시점과 종료 시점을 공지하고 있다. 문제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코인은 공지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는 데 있다.
출금 지원 기간이 남아 있는 상장폐지 코인이 네트워크 불안정 등의 이유로 출금이 일시 중지된 경우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원화 거래소 빗썸은 “지금까지 거래지원 종료 코인에 대해 출금을 일시 중단한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마로 코인의 출금 일시 중단 사유에 대해 업비트 관계자는 “당시 마로 블록체인 일부 노드에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네트워크가 불안정한 상태라 출금 지원을 일시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비트는 출금 기간이 남은 상장폐지 코인에 대해선 공지를 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업비트 관계자는 “거래지원 종료된 가상자산이 네트워크 문제 등으로 출금이 중단되는 경우에도, 공지를 통해 이용자에게 현황을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상장폐지 프로세스를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상장 및 상장폐지 결정 권한을 가지고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투자자보호와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해 정보비대칭을 해소할 책무도 있다”며 “상장폐지 코인에 대한 공지를 포함해 상장폐지 프로세스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