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최장 80일 걸려…‘자문위 생략’ 놓고 기싸움
국회 윤리특위(위원장 변재일)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각각 여야 간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윤리특위 구성을 위한 회의를 개최한 이후 7개월 만이다. 현재 윤리특위에는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포함해 총 39건이 계류돼 있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김 의원의 징계 절차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윤리특위 산하 윤리심사자문위원회 회부 철자 생략하고 본회의에 안건을 올리자고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상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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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이양수 윤리특위 간사는 “국민들이 공분하는 문제인 만큼 자문위를 생략하고 본회의에 바로 김 의원 제명안을 올리자”고 제안했다. 같은 당 김미애 의원도 “김 의원 사건은 국회법을 따지기 이전에 상위법인 헌법을 위반한 만큼 바로 본회의 회부하는 것을 의결해야 한다”며 지원 사격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변재일 위원장·송기헌 간사는 “자문위 의견 청취는 임의 조항이 아닌 의무 조항”이라며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며 반박했다.
앞으로 윤리위 운영을 두고 여야의 치열한 기싸움도 예상된다. 당초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징계안건에 대해 여야가 공동 징계안을 제출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별도로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윤리특위 기능 ‘유명무실’…“독립기구로 상시 감시해야”
김 의원에 대한 최종 징계의 키는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쥐고 있다. 윤리특위서 징계안을 최종 의결해도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위원 과반 출석·출석 위원 3분의 2이상의 동의(제명안 이하 단계일 경우 과반 찬성)를 얻어야 최종 통과될 수 있어서다. 만약 징계를 받게 될 경우 경고·사과·30일 이내 출석정지·제명 4단계 중 최고 수위인 제명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민주당은 막판까지 이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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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윤리특위를 거쳐 본회의에 올라간 징계안은 지난 2011년 5월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의 성희롱 발언으로 특위에서 제명 결정을 한 이후 단 한 건도 없다. 이마저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21대 국회 들어서는 39건의 징계안이 접수됐지만 전반기에 박덕흠·성일종(국민의힘), 이상직·윤미향(민주당) 등 4건만 소위에 회부됐지만, 이후 추가 논의는 없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처리 과정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석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유일하게 징계(30일 출석정지)를 받았던 김기현 의원(현 국민의힘 대표)은 윤리특위를 거치지 않고 징계안이 바로 본회의에서 가결된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윤리특위 시스템을 대폭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여야가 정쟁 차원에서 징계안을 올려도 회기 종료시 자동 폐기돼 더 이상 기구의 존립 이유가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리특위 결정은 국회의원의 특정 행위에 대한 불법·합법여부를 떠나 국민 정서를 건드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이해관계가 있는 정치인을 제외하고 법조계·사회·언론계 등 다방면의 외부 전문가들로만 구성해 상설 기구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자진신고는 물론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까지 실시하자고 제안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