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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선보이는 정육각의 농수산물 온라인 직거래 서비스 구상은 이렇다. 소비자가 전용 앱에서 과일을 구매하면 계약 과수 농가에 미리 비치해둔 기기에 주문 정보가 접수돼 배송을 위한 송장 발행까지 전자동으로 이뤄진다. 갓 수확한 상품을 개별 주문에 맞춰 포장하고 미리 알아서 발행된 송장을 부착하기만 하면, 물류업체가 이를 수거해 주문지로 신선하게 배송해주는 프로세스다.
정육각은 이번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하면 전자상거래 등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 농가의 판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가에서 전자상거래를 위한 주문 접수와 발송 작업, 고객응대(CS) 등 부수적 업무에 시간을 뺏기지 않고 오로지 과일 등 농작물 재배와 품질 관리에만 몰두할 수 있어 생산 효율성도 향상할 전망이다.
정육각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이는 프로젝트명 DaaS는 과수 농가를 시작으로 점차 다양한 농작물과 수산물로도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 밖에도 정육각에서 구매한 고기를 최적의 레시피로 자동 조리해주고 개별 이용자의 피드백을 수렴·학습해 맞춤형 조리를 선보이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에어프라이어 브랜드 ‘정육각on’(가칭)도 올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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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각은 하림그룹 축산 전문 계열사 선진 등 여러 업체들로부터 갓 도축한 돼지고기를 공급받는다. 소비자들이 정육각 자사 온라인몰 혹은 모바일앱에서 주문을 하면, 경기 김포와 성남에 구축한 자사 육가공 생산공장 ‘스마트팩토리’에서 곧장 접수해 도축한 지 최장 4일 이내 신선한 고기를 개별 주문 부위와 중량 등에 맞춰 절단 및 포장해 바로 가정으로 배송한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IT 기반 프로세스를 제조 공정에 적용하고 신선식품 밸류체인을 수직계열화해 유통단계를 간소화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정육각은 초신선을 내세우는 만큼 신속한 라스트마일(last mile·마지막 고객 접점) 물류를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서울 및 경기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자체적으로 당일 또는 새벽배송을 하는 ‘정육각런즈’도 도입했다. 지속적인 물류내재화를 추진해 지난해 말 기준 당일배송 100%, 새벽배송 80%의 물량을 정육각런즈로 소화하고 있다. 정육각런즈는 자가용이 있는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부업 또는 아르바이트처럼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배송 역시 배송비 3500원을 한 번 결제하면 총 4회에 걸쳐 무료배송해주는데,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고기를 한 번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구입해 장기간 냉동보관하는 사이 풍미와 신선도가 떨어지는 소비자 경험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도축한 지 최장 4일 이내 신선한 돼지고기를 중간 유통단계를 뺀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며 소비자 만족이 늘면서 정육각 자사몰 가입 회원수는 최근 12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2회 구매한 이용자가 재구매하는 비율이 한 달 이내 70%를 넘고 6개월로 확장하면 90%대에 이르는 높은 ‘리텐션’(고객유지율 혹은 재구매율)을 자랑한다. 이러한 혁신성을 경쟁력으로 정육각의 매출액은 창립 4년만인 지난 2020년 말 기준 약 200억원을 달성했다.
정육각은 여러 벤처캐피털(VC)로부터 약 700억원 투자를 유치해 올 3월 업력 20년이 넘은 대상그룹 유기농 신선식품 유통기업 초록마을을 900억원에 인수하고 지난달 인수대금을 완납했다. 정육각이 초록마을 인수를 마무리하면 전국 400여개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면서 유기농 농산물 사업 영역도 적극 넓힐 수 있다. 인수 이후 정육각의 기업가치는 6000억원을 웃돌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도약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