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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못내는 산업은행發 M&A…기간산업 개편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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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영 기자I 2022.01.04 16:54:14

쌍용차·대우조선해양·아시아나 '현재진행형'
이동걸, 신년사서 "구조조정 원칙 준수해야"
까다로운 딜 '빠른 결론' 어려울듯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산업은행 주도로 진행되는 기간산업 인수·합병(M&A)이 해를 넘기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3년 넘게 지지부진한 대우조선해양 매각, 코로나19 이후 항공업 개편을 가늠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쌍용자동차 매각전 등이 모두 ‘현재진행형’이다.

이들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내 기간산업 재편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국내외 경쟁 당국의 승인 등에 막혀 이렇다 할 결과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9월 13일 취임 4주년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쌍용차·대우조선해양·항공사 빅딜 등 표류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003620), 대우조선해양(042660), 아시아나항공(020560) 등은 지난해 말까지 M&A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해를 넘겨 딜을 이어가게 됐다.

쌍용자동차 매각은 지난해 말까지 본계약이 완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매듭을 짓지 못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했지만, 오히려 그 이후부터 난관이 이어졌다. 정밀 실사 기간이 연장되고 인수대금 조정을 놓고 줄다리기도 이어졌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우협으로 선정됐지만 인수 이후의 회생계획과 자금 조달 여력을 놓고 잡음이 이어지는 중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에디슨모터스 측의 대출 요구에 대해 산은이 ‘제3의 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밝히며 거절하고 컨소시엄 내부에서도 금융권을 설득하기 위해선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햇수로 4년째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9년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을 맺었지만, 유럽연합(EU) 등 해외 경쟁 당국에서 합병에 반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무산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역시 공정거래위원회 허들을 넘어야 한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 양사가 결합하기 위해선 일부 슬롯(비행기 이·착륙 등을 위해 배분하는 시간)을 반납해 독과점 우려를 덜어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완전한 반대는 아니지만 두 항공사의 합병을 통해 항공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산은의 청사진에는 다소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신년사에서 “구조조정 원칙 준수” 강조

산은발 M&A가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은 채 새해를 맞이한 상황에서 이동걸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구조조정 원칙을 준수해 시장의 새로운 관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동걸 회장은 “전환기 정책금융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선 산은의 정책금융이 기업의 세대교체는 물론 시장참여자들 간 협력게임을 유도하고 촉진하는 거시적 조정자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완전 도입에 100년이 걸린 조선 시대 세금제도 ‘대동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주요 기간산업 M&A가 표류하는 상황에서 과정이 길어지더라도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동걸 회장은 구조조정에 있어서는 ‘원칙론자’로 알려져 있다. 언론을 통한 에디슨모터스의 대출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은 강한 추진력으로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다”면서도 “현재 진행되는 것들이 까다로운 딜인 만큼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딜은 다음 달까지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계약 체결 기한은 이달 10일까지로 밀린 상태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의 기업결합과 관련해서도 국내외 경쟁 당국이 다음 달쯤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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