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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총학생회와 총장의 민주적 선출을 위한 전학적 공동행동 기획단은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총장 선출 제도는 4만명에 달하는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총장직선제 도입 △총장선출규정 개정을 위한 개정위원회에 학생과 직원 포함 △학내 민의를 반영한 이사회의 최종 1인 선임 등을 요구했다.
김태구 고려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현재의 총장 선출 제도로는 총장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의지를 갖추기가 어렵다”며 “지금까지 선출 제도를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달라진 게 없어 무기한 단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고려대는 30인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에서 3명의 후보자를 뽑는 간선제와 총추위에서 선출한 후보자 가운데 이사회가 최종 1인을 임명하는 임명제로 4년마다 총장을 선출하고 있다.
이희훈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은 “30명에 불과한 총추위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민주적으로 전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이승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의장도 “지금까지 학생들은 4년 있다가 떠나는 교육서비스의 수혜자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참여에서 배제됐다”며 “총장직선제를 시작으로 학생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대학 총학생회에서도 참여했다. 박종화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동덕여대에서도 총장직선제를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 7월 이사회가 임명한 총장이 임기를 시작했다”라며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총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태구 총학생회장은 기자회견 종료 후인 오후 2시부터 고려대 정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