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식기 다 바꾼다" 탄소감축 나선 항공업계

손의연 기자I 2022.06.08 17:37:25

항공업계,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사용 확대
브레이크 '스틸→카본' 바꿔 무게 줄여 탄소배출 줄여
식기 등 기내 사용 물품도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항공업계가 친환경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속가능한 항공연료를 사용하거나 기내에서 사용하는 부품과 물품을 환경에 도움이 되는 소재로 교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동참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핀에어가 제공하는 친환경 어메니티 키트 (사진=핀에어)
◇SAF, 기존 항공유대비 탄소배출량 최대 80% 감축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대한항공(003490)이 파리-인천구간 국제선 정기편 노선에 국내 최초로 SAF를 사용한다. SAF는 석유와 석탄 등 기존 화석 자원이 아닌 동물·식물성 기름,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다. 원료 수급부터 소비까지 전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에 비해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SAF는 항공업계의 주요 탄소감축 수단으로 최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공급을 위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 11월 미국 시카고-인천 구간에 국내 최초로 SAF를 한 차례 사용했고 올해부터 정기편 노선에 SAF를 사용한다. 외국 항공사 에어프랑스 도 SAF 사용을 늘린다. 에어프랑스는 프랑스 당국의 친환경 관련 규제에 따라 올해부터 프랑스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 연료에 SAF를 1% 혼합하고 있다. 에어프랑스는 오는 2030년까지 모든 항공편을 대상으로 SAF 혼합 비중을 최소 10%로 확대하고 2050년에는 6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에어프랑스는 신형 항공기를 늘려 탄소배출량을 줄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에어프랑스는 2025년까지 매년 10억유로(약 1조3414억원)를 투입해 에어버스 A220, 에어버스 A350 등 차세대 항공기 비중을 현재 7%에서 2030년 70%까지 늘린다. 차세대 항공기는 기존 항공기보다 평균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25% 줄인다. 에어프랑스는 연말까지 기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비중도 2018년 대비 90% 줄인다.

◇친환경 키드 내 미사용 물품 기부도

제주항공(089590)은 항공기 브레이크 교체로 항공기 무게를 줄였다. 기존 무거운 스틸 브레이크에서 가벼운 카본 브레이크로 교체했다. 총 24대의 항공기가 2019년부터 올해까지 카본 브레이크를 달고 운항 중이다. 스틸 브레이크를 카본 브레이크로 교체하면 항공기 1대당 약 320kg의 무게가 줄어든다. 김포-제주 노선 편도 1편을 운항할 경우 11.52kg의 연료를 절감해 36.4kgCO₂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얻는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카본 브레이크 교체 항공기 21대 운항을 통해 총 160톤(t)의 연료를 줄였으며 탄소 배출 저감량은 약 505tCO₂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24대의 항공기 운항으로 약 154tCO₂의 탄소배출을 줄였으며 연내 항공기 1대의 브레이크를 카본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핀에어는 기내에서 사용하는 식기와 어메니티(비품)를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고 있다. 핀에어는 자체적으로 올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30% 이상 감축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5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내식은 승객 수에 맞춰 제공하고 기내 간식 등은 선 주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포장재 최소화하고 기내 식기도 친환경 제품으로 바꿨다. 핀에어는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어메니티 키트를 제공한다.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칫솔과 페트병으로 만든 슬리퍼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용품은 요청에 한해 제공하며 키트 내 사용하지 않은 물품은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SAF 사용 확대와 항공기 무게감량, 비행효율 개선 등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은 업계의 중요한 과제”라며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는 시점을 앞두고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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