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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조합원 2306명에 대해 평형 수요조사를 집계 중이다. ‘1+1 분양’을 신청한 조합원들의 종부세 불안감이 커지면서 똘똘한 한 채로 선회하는 조합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1 재건축이란 중대형 아파트 1채를 보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때 새 아파트 2채를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로, 2013년 4월 발표한 정부 부동산 대책 때 도입됐다. 새로 받는 주택 중 1채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이어야 하고, 3년 이내에 처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올해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을 껴안아야 하는 현실을 마주한 상황이다.
당초 예정됐던 총 5300여 가구 공급 수는 변하지 않는다. 1+1을 희망했던 조합원이 1주택을 선택하면 남은 주택은 일반분양으로 돌아간다. 다만 일반분양에 포함될 예정이었던 대형평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1주택 변경 방법은 세 가지 경우로 △종전 권리가에 맞춰 무상평형을 선택한 경우 △소형 평수로 선택한 뒤 환급금 수여 △대형 평수 선택 후 추가 부담금 부과로 나눌 수 있다.
단지는 2017년 12월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면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를 피했다. 이 때문에 가장 작은 84㎡ 주택 소유주도 ‘1+1’ 분양으로 59㎡와 135㎡ 1채씩을 추가 부담금 없이 배정받을 수 있었다.
반포주공1단지 조합 관계자는 “현 정권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부담을 늘리면서 조합원들의 불안이 커 최초 2017년 분양 접수 당시 1+1을 선택했던 조합원이 현재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내년 1~2월 정비계획 변경 이후 사업 시행과 건축심의 진행 시 정확한 수요를 파악해 설계변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세 급증 현상에 재건축 시장 ‘혼란’
1+1 재건축을 추진했던 단지들은 부동산 세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1+1 분양을 통해 다주택자가 되면 내야 하는 보유세가 임대 수익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해 6월 입주한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라클라스(삼호가든3차 재건축)’의 보유세를 주변 단지 공시가격으로 모의 계산한 결과, 전용면적 130㎡ 한 채의 보유세는 2663만원이었다. 그러나 1+1 분양으로 전용 49㎡와 84㎡를 한 채씩 가진 사람의 재산세와 종부세 합계는 8625만원에 달한다. 소형 아파트 월세로 매달 500만원을 더 받아야 한 채를 가진 사람과 비슷해지는 셈이다.
1+1 재건축을 포기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신반포21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총 공급 가구수를 줄이고 면적별 가구수를 수정하는 사업시행계획을 통과시켜 주민 공람을 진행 중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둔촌주공 재건축)’도 1+1 분양을 신청한 조합원들이 조합을 상대로 분양주택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정부 정책을 믿고 과거에 1+1을 선택한 조합원이 대다수인데, 투기 세력을 잡기 위해 다주택자에게 부여하는 세금을 구별 없이 부과한 상황”이라며 “혼란이 지속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1+1 조합원을 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의원은 1+1 방식으로 분양받은 전용 60㎡ 이하 소형 주택은 종부세 중과 판단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 겸임교수는 “도심 소형 주택 공급을 늘려 집값·전셋값을 안정시키고자 1+1 제도를 도입한 것인데, 다주택자를 겨냥한 과도한 세금 규제 때문에 도입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며 “1+1 물량에 대한 한시적 세금 유예 등 부동산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세심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