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유용' 우병우 아내 1심서 벌금 500만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묵인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51)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아내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변성환 부장판사는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우 수석의 아내 이모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우 전 수석 일가의 재산관리인 삼남개발 이모 전무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변 부장판사는 업무상 배임과 농지법 일부 위반을 유죄로 인정했다.

변 부장판사는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살펴봐도 정강 업무와 관련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씨는 투자 활동을 하며 도움받은 이들에게 선물과 경비 등에 사용했다고 하지만 구체적 내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전기사는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가기 전 변호사 시절에 고용한 점을 보면 정강을 위해 고용한 기사가 아니다”며 “고급차량도 정강의 것이 아닌 가족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지법 위반에 대해서도 “농업 용도로 사용한다고 신고했음에도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그 땅에서 풀 뽑고 도라지 몇 번 캔 정도라고 진술했다”며 “땅을 취득할 당시 자격이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변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주식회사 건전성과 농지법 입법 취지에 비춰보면 이씨의 범행은 가볍지 않다”면서도 “정강이 가족회사인 점과 피해를 변제한 것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다만 변 부장판사는 부동산등기 특별법과 농지법 일부에 대해서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씨는 가족회사 ‘정강’ 대표이사로 회사 명의 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운전기사와 차량을 법인 목적이 아닌 사적인 용도에 이용한 혐의(업무상 배임 등)를 받는다. 아울러 어머니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공모해 농업경영계획서를 내고도 실제 농사를 짓지 않은 혐의(농지법 위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