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커제 제치고 바둑랭킹 `세계 1위` 다 이세돌 덕분이다?

(사진=고레이팅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데일리 e뉴스 김병준 기자] 구글 딥 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중국의 커제 9단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매체 다수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커제 9단은 지난 16~17일 열린 ‘2016 해협양안 바둑 챔피언 쟁탈전’에서 세계 9위 스웨 9단(중국)과 22위 탕웨이싱 9단(중국)에 2연패 했다.

이번 패배로 커제 9단의 세계 바둑랭킹 사이트 ‘고레이팅스’ 점수는 3608점으로 떨어졌다. 3611점을 유지하고 있던 알파고는 어부지리로 1위에 자리매김했다.

이로써 인류는 바둑 역사상 최초로 AI 프로그램에 랭킹 1위를 빼앗기게 됐다.

영국 국적으로 고레이팅스에 등록된 알파고는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를 4승1패로 마친 뒤 3611점을 유지하고 있다. 공식 대전 수는 10대국(9승1패)이다.

한국의 박정환 9단(3588점)과 이세돌 9단(3556점)이 고레이팅스 3, 4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고 이야마 유타 9단(일본, 3535점), 미위팅 9단(중국, 3529점), 김지석 9단(한국, 3514점)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고레이팅스는 패배가 없는 기사를 집계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3월13일 진행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에서 이세돌 9단이 180수 만에 불계승을 거둠으로써 알파고는 고레이팅스에 포함될 수 있었다.

어쩌면 알파고는 10전 10승무패로 고레이팅스에서 영원히 순위를 받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당시 8전 8승무패를 기록 중이던 AI에게 1패를 선사한 이세돌 9단으로 인해 바둑은 역사에 AI를 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