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 주식을 모두 매각한다.
현대미포조선(010620)은 18일 공시를 통해 포스코 주식 87만2000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한다. 이를 통해 현대미포조선은 최대 2640억원을 현금화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가격은 이날 포스코 종가 30만6500원 보다 1.1~4.1% 할인한 주당 29만3933원~30만3129원이다.
앞서 현대미포조선은 2007년 4월 포스코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한 상호지분 보유협약에 따라 포스코 주식 1%(87만2000주)를 3487억원에 사들였다. 대신 포스코(005490)는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 1.9%(148만주)를 인수했다. 현대미포조선이 지분을 팔기하면서 두 회사간의 ‘백기사 협약’은 끝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현대중공업 주식을 보유중이다.
주식시장이 좋지 않은 가운데 7년만에 이뤄진 포스코 지분매각을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계열사까지 본격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 침체로 그룹의 핵심인 현대중공업(009540)은 올해 3분기까지 3조원 넘는 사상최대 영업적자를 냈다. 현대미포조선 또한 올 상반기 319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87.2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7.17%보다 크게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조직개편, 재무구조조정 등 전방위적으로 쇄신이 미리 이뤄지고 있는 만큼,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삼호중공업 등이 보유한 KCC, 현대차,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유가증권도 시장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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