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상임이사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고 연임시 임기를 1년씩 연장하는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채택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최소 1년 이상 회장 직무를 더 수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10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하나금융지주 기업지배구조규준`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규준에 따르면 상임이사 임기는 최초 3년 후 연임시 1년단위로 연장하며,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한다. 또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산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신설했다.
회추위는 이사회 산하 경영발전보상위 5명과 운영위 사외이사 4명 중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경영발전보상위가 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짜여지기 때문에 7명 중 6명이 사외이사다. 현직 회장이 연임하는 등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은 회추위에서 배제된다. 회추위는 또 매년 예비최고경영자 풀에 대해 평가하고 후계자 승계계획을 검토해 이사회에 보고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회추위가 오늘 구성돼 첫 미팅을 가졌다"며 "다음달 9일 이사회 이전까지 차기 회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또 회사경영에 대한 책임감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 선임 후 일정기간 이내 회사주식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최고경영자(CEO)는 2만주, 등기이사는 5000주, 사외이사는 1000주다. 최근 하나금융 주가 4만5000원 기준으로 9억원~4500만원이다.
이 밖에 사외이사들만 참여하는 비공개 회의를 연2회 이상 정례화하기로 했으며, 금융 리스크 관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리스크관리 담당임원(CRO)는 이사회가 선임하기로 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배구조 규준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해외 대형 금융회사에서 적용하고 있는 기준을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라며 "안정적인 경영권승계를 통해 CEO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모범규준을 만든 배경에 김 회장의 3연임을 위한 포석도 있다고 분석한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 회장의 올해 나이는 68세(1943년생)로 70세 연령 제한을 둘 경우 최대 2년간 회장직을 더 유지할 수 있다. 김 회장은 1997년 2월 하나은행장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4년간(행장 3연임, 회장 2연임) 하나금융 CEO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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