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은 배임”…MBK·영풍, 최윤범 회장 형사 고소[마켓인]

허지은 기자I 2024.10.02 15:38:23

고려아연 “베인캐피탈과 3.1조 투입해 공개매수”
MBK·영풍 “회사에 피해 주고 경영권만 보호하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왼쪽),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오른쪽) (사진=각 사)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MBK파트너스·영풍이 2조7000억원 규모 자사주 공개매수를 결의한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진을 배임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최 회장을 포함한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자사주 공개매수에 찬성 표를 던진 이사 전원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MBK파트너스 측의 공개매수 저지를 위해 주당 83만원에 총 2조 6663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의결했다.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 보통주 최대 320만9009주(15.5%)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은 전량 소각한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공개매수에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도 총 43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발행주식 수의 2.5%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취득 예정인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18%(372만6591주)로 전체 금액은 약 3조 1000억원으로 확정됐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배임 혐의라고 맞서고 있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는 취득 후 6개월이 지나야 매각할 수 있는데, 공개매수 종료로 프리미엄이 사라진 뒤에야 처분이 가능하기에 결국 회사의 손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MBK파트너스·영풍은 “2조원이 넘는 돈을 회사가 차입해서 자사주를 매입해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이 상황은 배임”이라며 “공개매수가 끝나고 주가가 회귀하면 매입한 자사주는 50%에 가까운 손실을 보게 된다. 회사에 피해 주고 자신의 경영권만 보호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여러분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하여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며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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