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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유학가는 美학생 4년 만에 97% 급감

김겨레 기자I 2023.11.29 17:27:03

현재 중국 내 미국 유학생 350명뿐
2019년 1만1000명에서 급감
미·중 관계 악화에 선호도 하락
미국 내 중국 전문가 양성 못 할 우려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 미국 학생이 2019년 이후 4년 만에 97% 급감했다.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학술 교류마저 단절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주중미국대사관 자료를 인용해 현재 중국 내 미국인 유학생이 350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중국 내 미국인 유학생이 1만1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97% 줄어든 것이다.

미 국무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 학생들에게 중국은 서유럽 국가 다음으로 가장 인기 있는 유학지였다. 2010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5년 동안 10만명의 미국 학생을 중국으로 유학 보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국무부는 이들 유학생이 차세대 중국 전문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중국의 권위주의적 통치가 강화되고 중국 내 반미 정서가 확산하자 유학생들의 선호도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중국의 선전 매체는 미국을 위험한 범죄에 휩싸인 곳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중국인들도 미국 도착 시 비자를 받지 못하거나 입국 심사가 까다로워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으로의 여행·출장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미 행정부의 정책 기조도 중국 유학 위축 원인 가운데 하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중단했던 중국·홍콩 관련 풀브라이트(학술 교류) 프로그램을 복원하지 않았다. 미 육군과 해군, 공군은 2019년부터 베이징·칭화대의 박사과정 입학을 지원하는 ‘슈워츠먼 프로그램’에 더 이상 생도들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하버드대를 포함해 국방부 자금을 지원받는 여러 기관들은 중국어 학습 프로그램을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이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도 국무부의 여행 자제 권고 이후 중국 유학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중국으로 향하는 미국인 유학생과 비교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중국인 유학생은 압도적으로 많다. 올해 미국 유학비자를 받은 중국인은 9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8000명 늘었다.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29만명에 달한다.

미국에선 학술 교류 축소로 ‘중국통’을 양성하기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니스 사이먼 전 노스캐롤라이나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 8월 “중국과의 관계를 끊음으로써 미국 학계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세계 2위 연구·개발비 지출 국가에 대한 접근성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하며 교수직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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