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메탄올 추진선 수주 첫 성공

박순엽 기자I 2023.02.15 17:46:46

HMM과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선 2척 계약
“그동안 축적한 친환경선 건조 기술력 바탕 성과”
부산 지역경제 기대…“기술 축적해 경쟁력 높일 것”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이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 수주 계약에 성공했다. HJ중공업이 메탄올 추진선 수주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J중공업(097230) 조선부문은 지난 14일 HMM(011200)과 총 3167억원 규모의 90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수주 성과는 그동안 축적한 친환경선 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제 대응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HJ중공업은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해상 탄소중립 정책과 이에 따른 탈(脫) 탄소 선박 발주에 대응하고자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선, 메탄올 추진선 등 그린십 기반의 컨테이너 운반선 개발에 힘쓰며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해 왔다.

메탄올은 기존 석유계 연료와 비교해 질소산화물은 80%, 황산화물은 99%까지 줄일 수 있다. 이에 액화천연가스(LNG)를 넘어 탄소중립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주된 원료인 천연가스 생산량이 늘면서 생산단가도 낮아져 선사들의 선호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또 LNG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려면 영하 162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저장·이송해야 하는 데 비해 메탄올은 상온과 일반적인 대기압에서 보관·운반할 수 있다. 연료 공급도 대형 인프라 투자 없이 기존 항만 설비를 고쳐 활용할 수 있다. 대기에 배출됐을 때도 자연 분해돼 해양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HMM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선박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고 기존 컨테이너선 선대를 친환경 선대로 대체하고자 지난해 기술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건조 의향을 타진하는 등 메탄올 추진선 수주를 준비해 왔다.

이번 성과를 통해 HJ중공업은 대형 조선사에 견줄만한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으론 선박 건조에 수반되는 각종 부자재 발주를 통해 부산 지역경제와 조선기자재 산업에도 단비가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이번 수주 성사로 원자재가격 상승과 일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조선업계의 숨통이 트이고 고용과 투자 양면에서 지역경제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탈 탄소 시대를 맞아 다양한 선박 연료가 적용되면서 선주사의 친환경선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며 “메탄올 추진선을 포함해 탄소 제로를 구현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력을 축적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상철(왼쪽부터) HJ중공업 대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김경배 HMM 사장이 지난 14일 ‘9000TEU 컨테이너 건조 계약 및 친환경 선박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HJ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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