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식 병무청장 "공정성·형평성 중요…BTS, 군 복무 바람직"

김관용 기자I 2022.10.07 17:26:39

국회 국방위원회 병무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
"병역자원 감소하는 상황…대체복무도 줄일 것"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기식 병무청장이 7일 가수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군 복무를 강조했다. 병역자원 감소와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 등을 고려해 유명 연예인들도 군에 입대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우리 병역자원이 감소하는 상황”이라면서 “병역의무 이행은 제일 중요한 게 공정성·형평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순수예술 종사자는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대중예술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순수예술은 장기적으로 가져갈 게 있고 장기간 사람들에게 되새겨지고 이어지지만, 대중예술은 그때뿐인 게 많다”면서 “BTS의 노래가 장기간 흘러가며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청장은 “대중예술도 (병역특례 대상에) 집어넣어야 한다면 예술하는 사람과 (그보다) 더 많은 군대 가야 하는 이들과의 갈등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BTS가 국가·경제적 이득, 국가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킨 것만큼은 분명하다”면서도 “계층 간 갈등 등에 있어 국가통합 측면에서 부정적인 것도 함께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와 병무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기식 병무청장(왼쪽)이 업무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이 청장의 발언에 국방위원들도 입장이 엇갈렸다. 장성 출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 간다’는 내용의 BTS 노래 가사를 인용해 “본인들이 국가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것”이라며 “(병역이행으로) 말이 많으니 노래까지 만들어 부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BTS에 병역특혜를 주기보다는 병역을 하는 특혜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BTS 병역특례에 찬성하는 (여론조사) 비율이 더 많이 나오긴 하지만 공정성과 현역 군인들의 사기 등 측면에서 바람직한지 반론들이 있다”며 “찬성론에도 일리는 있지만, 반론에 더 비중을 두고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대체복무 등 병역특례 혜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맞섰다. 설훈 의원은 “만일 BTS가 해체된다면 국가적 손실이다. BTS를 국가 보물로 생각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라며 “왜 꼭 군대에 보내서 그룹을 해산시키려 하나. 대체근무요원, 산업요원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도 “병무청장의 인터뷰를 보니 ‘순수예술은 권위 있는 심사위원이 결정하는데 대중예술은 인기 투표란 인식이 있다’고 했다. 이런 인식으로 MZ세대 병무행정을 이끌어갈 수 있겠나”라고 질타했다. 이어 “MZ세대는 BTS 가사나 운율이 영혼을 울린다고 이야기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인류에게 엄청난 메시지를 주고, 한글을 공부하는 주요 모티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청장은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현재 병역특례를 받고 있는 경연대회 수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 병역법은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등으로 문화 창달과 국위선양에 기여한 예술·체육 분야 특기자에 대해 군복무 대신 34개월간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병역특례가 적용되는 경연대회는 현재 42개에 달한다.

또 그는 “병역자원 감소에 대비해 대체복무와 사회복무요원 수도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입영신체검사 기준을 바꿔 사회복무요원 수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국방위에는 예술·체육요원 편입대상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사실상 BTS 멤버들에게 대체복무, 즉 병역면제 혜택을 주기 위한 법안들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