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C, 비트코인 현물 ETF 불허…그레이스케일 소송전 맞불

이정훈 기자I 2022.06.30 15:53:31

"투자자 보호 미흡"…SEC, 그레이스케일 ETF 불허
그레이스케일 "같은 증권법, 비트코인 선물·현물 ETF 차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가상자산 펀드 운용회사인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미국 금융감독당국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레이스케일이 요청한 자사 비트코인 트러스트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하도록 해달라는 승인 신청을 SEC가 거부한 것을 문제 삼았다.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은 미국 컬럼비아주 항소법원에 SEC를 제소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마이클 소넨샤인 그레이스케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SEC를 제소했다”고 확인했다.

이날 SEC는 그레이스케일이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불허했고, 불허 결정 직후 그레이스케일은 당초 예고했던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송은 그레이스케일 측 선임 법률 전략가인 도널드 B. 베릴리 주니어 전 미국 법무 차관이 제기했다.

앞서 그레이스케일은 2021년 10월에 세계 최대 비트코인 간접투자상품인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하도록 해달라고 SEC에 신청했었다. GBTC는 신탁상품이라, ETF와 달리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쉽게 사고 팔기 어렵다. 그나마 규제로 인해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기관투자가들이 몰린 덕에 세계 최대 비트코인 투자상품이 됐다.

다만 GBTC 투자자는 6개월의 의무보유기간을 거친 후 장외 거래소에서 GBTC를 판매할 수 있다. 그 기간 동안 프리미엄이 붙는 만큼, 만약 GBTC가 현물 ETF로 전환되면 투자자는 그 만큼을 차익으로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날 SEC는 신청인인 그레이스케일이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충분한 장치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불허 이유로 밝혔다.

이에 대해 그레이스케일 측은 그레이스케일이 SEC가 요청한 자료를 꾸준히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SEC가 뚜렷한 이유 없이 비트코인 선물 ETF와 현물 ETF를 차별한다는 점을 소송 이유로 들었다.

소송 제기인인 베릴리 주니어 그레이스케일 측 선임 법률전략가는 “SEC는 비트코인 선물과 현물 ETF를 일관되게 대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1934년 증권법을 위반해 자의적이고도 변덕스럽게 승인 여부를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ETF는 개인투자자들을 돈을 모아 투자하는 ‘펀드’로서의 성격과 함께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증권’으로서의 성격을 모두 지니는 만큼 미국에선 1934년 증권법과 1940년 투자회사법 중 어느 하나를 준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SEC는 최근 튜크리엄 비트코인 선물 ETF를 1934년 증권법에 따라 승인하면서도, 그레이스케일의 승인 신청을 이에 따라 승인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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