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한국항공우주가 대규모 실적악화에 신용등급까지 강등되면서 재무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는 전거래일보다 1.24%(600원)오른 4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소폭 올랐지만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실적 악화까지 가시화되면서 지난 11월 이후 주가는 15% 이상 하락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한국신용평가는 한국항공우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했다. 와치리스트에 올린지 한달여만에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셈이다. 지난해 검찰 수사 이후 주력 프로젝트의 수익성 악화와 국내외 수주활동 차질, 분식회계 이슈 부각 등으로 사업역량과 재무안정성 등이 훼손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항공우주의 실적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는 실적 전망공시 정정신고를 통해 올해 예상 영업이익 3401억원에서 919억원 영업손실로 변경하고 예상 순이익은 2300억원 흑자에서 1503억원 적자로 변경했다. 매출액도 기존 3조4031억원에서 2조587억원으로 정정했다.
실적악화로 인해 재무안정성도 크게 약화됐다.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감소로 인해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소리다. 실제로 지난해 6월말 기준 117.7%수준이던 부채비율은 9월말 기준 191.8% 수준으로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 또한 같은기간 25.8%수준에서 34.3% 수준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T-50 이라크 수출채권의 대금회수 지연 등으로 현금흐름이 제한되면서 차입금이 증가추세다. 하지만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이후 금융기관에서의 자금조달에 일부 제약이 있어 차입구조가 단기화된 상태다. 실제 단기성 차입금은 2016년말 2995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9월말 8232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시장에서는 금감원 회계 감리 종료와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정상화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당초 지난해말 사업자 선정이 예정돼 있어 기대감이 높았던 10조원 규모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대체사업(APT)이 2018년으로 지연되면서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방산비리와 분식회계 의혹 관련 검찰수사 이후 사업적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현실화됐다”며 “수리온 관련 대규모 충당금 등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당분간 기존 등급에 부합하는 수준의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F-X와 소형무장헬기(LAH) 개발 사업 진행에 따른 장기 성장성이나 APT 사업 수주 가능성 등 장기 성장 동력 확보는 긍정적”이라며 다만 “금감원 회계 감리 종료와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 해소는 올해 상반기가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