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모든 게 유승민으로 시작해서 유승민으로 끝났다.”
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천이 이른바 ‘기승전박 vs 기승전유승민’의 구도로 흐르면서 온갖 파열음이 속출하고 있다. 공천작업 전반전과 중반전을 지나 총선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23일 후반전까지 여론과 언론의 관심은 온통 유승민 의원의 공천 또는 배제 여부였다. 이른바 공천살생부가 존재한다는 무시무시한 소문도 나돌았고 핵심은 유승민 의원의 배제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
물론 상향식 공천과 전략공천을 둘러싸고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는 조연에 불과한 애교였다. 새누리당 공천갈등의 핵심은 현재권력인 박근혜 대통령과 이른바 TK맹주를 노리는 미래권력 유승민 의원과의 기싸움이었다. 이 과정에서 여권의 잠룡에 불과했던 유 의원은 최근 차기 지지도가 부동의 여권 1위 주자였던 김 대표를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문제는 집권여당의 공천과정이다.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한 특정인을 쳐내기 위해 공천과정 내내 지루한 계파갈등이 재현된 것. 특히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지난 14일 ‘당 정체성 위배’를 내세우며 유 의원 낙천을 강력하게 시사한 이후 무려 열흘에 이르는 기간 동안 새누리당은 오합지졸의 봉숭아학당을 연출했다. 아울러 이재오·진영·조해진 등 비박계와 친유승민계가 무더기로 낙천한 지난 15일 이후 계파갈등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최고위와 공관위는 툭하면 파행을 겪었다. 연초 야권분열에 따른 180석 대망론은 이 과정에서 물거품이 됐고 최근 상황은 과반을 걱정해야 하는 최악의 처지로 내몰렸다.
당 지도부의 결정장애는 총선 후보 등록을 앞둔 23일까지 지속됐다. 사실상 공천작업의 데드라인인 이날마저 갑론을박만 벌이며 시간을 허비한 것.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친박계는 공관위가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표결을 주장했다. 반면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는 표결에 반대하며 공천확정을 주장했다.
지루한 힘겨루기 속에서 오후 7시 공관위 회의가 열리면서 유승민 공천 여부는 무소속 출마 마감시한인 이날 자정 직전에야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공천확정 가능성에 제로에 가깝다는 점에서 유 의원의 새누리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불가피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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