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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전북)=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오는 2017년 7월 조립완료를 목표로 보수정비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미륵사는 백제 제30대 무왕 때 창건될 사찰. 미륵사지는 1972년 동탑지 조사 이후 17년간의 발굴조사를 통해 백제 최대의 사찰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미륵사지 석탑’은 서원에 위치한 서탑이다. 본래 9층으로 추정되지만 절반 이상 붕괴돼 6층 일부까지 남아있었다. 고대 목탑 구조와 양식을 반영해 백제 건축기술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우리나라 최고·최대의 석탑이다.
김덕문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16일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공사 현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륵사지 석탑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최대 석탑”이라면서 “목조와 석조 건축 양식이 적용돼 학술적으로 역사적으로 정말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대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목조건축의 양식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석탑에 맞게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7세기 목조건축 중 남아있는 게 없다는 점에서 그 시기 목조건축을 연구하기 위해 미륵사지 석탑을 연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륵사지 석탑은 1998년 문화재위원회의 안전진단 결과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면서 해체보수가 결정됐다. 이후 2001년 10월 6층 옥개석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해체가 진행됐다. 2004년 2층 해체, 2008년 1층 해체, 2010년 1층 및 기단부 해체를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1915년 일제가 무너진 석탑을 보강하기 위해 석탑 내부에 넣었던 콘크리트도 모두 해체했는데 무려 185톤에 이르는 엄청난 양이었다. 아울러 석탑 해체조사 과정에서 사리장엄을 수습하기도 했다.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석탑 보수정비 계획을 수립한 이후 2013년부터는 본격적인 석탑 보수정비 공사가 시작됐다. 보수방법은 석탑의 진정성 보존을 제1의 원칙으로 삼았다. 석탑의 역사성과 가치 보존, 원부재의 최대한 재사용, 구조적 안정성 확보 등이 목표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보수방법을 놓고 적잖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각에서 6층 원형복원 또는 9층 완전복원을 주장한 것. 다만 석탑 전체의 비례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6층 원형복원이나 9층 완전복원은 심각한 진정성 훼손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아울러 약화된 원부재를 신부재로 교체하면 석탑의 진정성을 상실하고 보편적인 문화유산 보존원칙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원래 남아있던 6층 경사면까지 부분복원으로 결론이 났다. 실제 1992년 복원된 9층까지 복원한 동탑의 경우 백제석탑이나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새로운 조형물로만 인식될 뿐이다.
김덕문 실장은 이와 관련해 “미륵사지 석탑이 과도하게 복원될 경우 새로운 현대의 탑으로 비난받을 수 있다”면서 “문화재 수리복원에서 진정성 확보를 위한 부분 수리복원은 세계 각국에서 일반적 사례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문화재연구소 측은 구체적인 보수정비 일정과 관련해 내년 3월까지 석탑 1층부 조립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어 내년 12월까지 석탑 4층까지 조립을 완료하고 2017년 7월 6층 부분복원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석탑 조립에는 1700개의 부재가 사용된다. 62%가 미륵사지 석탑에서 나온 원부재를 사용한다. 나머지 38%는 신부재를 사용할 예정인데 새롭게 사용하는 석재는 익산시 황등면에서 나오는 화강암을 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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