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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식량전쟁 시작됐다…새 국면 맞은 패권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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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5.03.10 17:26:01

식량무기화한 中, 美에 농축산물 보복관세 발효
트럼프 1기 무역전쟁 계기 식량 자립 '자신감'
"국제시장에서 영향력 행사 가능한 단계 이르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때도 소득이 상당히 감소했다. 또다시 그러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걱정된다.”

미국 인디애나주 퍼트넘 카운티에서 돼지를 기르며 대두를 재배하는 마크 레건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이번엔 중국뿐 아니라 멕시코까지 보복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멕시코는 돼지고기 최대 수출 시장이고, 중국은 대두의 최대 수출 시장인데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 AFP PHOTO


식량 자립도 높여온 중국, 이번엔 보복하나

중국이 식량을 무기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10일 0시(현지시각)를 기해 ‘2차’ 보복관세를 공식 발효하면서다.

중국은 지난 4일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총 29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15% 인상하고,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총 711개 품목)에 대한 관세는 10% 높인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이달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 더 높인 데 따른 보복 조치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미국 3개 기업에서의 대두 수입과 모든 미국 목재 구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달에도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중국은 같은달 10일부터 미국산 석탄·액화천연가스(LNG)에 15%, 원유·농기계·대배기량 자동차·픽업트럭에 10%의 추가 관세를 물리며 맞대응했다.

지난달 ‘1차’ 보복관세에 따른 미국의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즉 ‘간보기’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 2차 보복관세는 본격적인 무역전쟁 서막을 알리는 포문 성격이 짙다는 진단이다. 미국이 어떻게 나오는지 살펴본 뒤 강력한 카드를 꺼낸 것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중국 입장에선 식량에 대한 관세가 ‘저비용 고효율’의 매우 효과적인 무기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중국은 트럼프 1기 때의 무역전쟁 경험과 전쟁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식량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미국을 대신할 수입처는 이미 확보한 상태이며, 가축 사료에서 대두 사용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시장에 미국의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가격 하락 효과까지 볼 수 있다. 경기침체로 중국 내 수요가 감소한 것도 수입 필요성을 낮춰준다. 특히 미국 중서부 농업 지대 상당 지역이 공화당을 지지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정치적 압박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파악된다.

식량안보를 외교 카드로 활용하는 中

미중 무역전쟁이 단순히 강대국 간 분쟁을 넘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식량 부문에선 오히려 공급 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식량 안보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다른 국가와의 무역분쟁에서도 언제든 외교적 카드로 식량을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당장 캐나다에도 유채씨 기름, 돼지고기, 해산물에 보복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계기로 식량을 안보 차원에서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중국 내 식량 수요 감소로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아 정책 입안자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라며 “기후변화 등으로 농산물 생산량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식량 무기화는 국제 식량가격 급등 및 이에 따른 식량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미국 농부들은 트럼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보복관세에 따른 피해가 상당할 전망이다. 수출 시장을 잃는 것은 물론, 가격 하락에 따른 소득 감소까지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 농산물 수출의 최대 시장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서 292억 5000만달러 상당의 농산물을 사들였다. 이 가운데 대두가 약 130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도 내장을 포함해 162억 600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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