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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는 부동산 ‘조각투자’가 먼저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오피스, 상가 등 부동산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유동화 증권을 발행하고 유통하는 서비스다. 지난 2019년 금융당국의 규제 특례 하에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은 일부 업체들만 사업을 영위 중이다. 업계는 추후 부동산 STO가 조각투자에서 △부동산 개발 STO △기업구조조정(CR) STO △미분양 STO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고향사랑기부제 STO…지방 인구소멸지역 빈집 문제 해결
최근엔 부동산 STO의 다양한 활용 방안이 나오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고향사랑기부제의 STO화를 제안했다. 고향에 기부하면 답례품을 돌려받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지방 빈집 등 유휴 부동산 해결 방안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 대신 지방 유휴 부동산 지분을 토큰증권으로 제공해 지방 인구소멸지역 빈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토연구원은 국토이슈리포트 ‘부동산 플랫폼 투자를 활용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에서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의 하나로 ‘고향부동산 토큰증권’(이하 H-REST) 도입을 24일 제안했다. 제도 도입 시 지방 유휴 부동산의 자금 조달처로 이용할 수 있고, 그간 지적된 휘발성 높은 기부금 활용, 차별성이 부족한 답례품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토큰증권은 민간 자산운용자가 개발·기획 제안서를 자치단체에 제출하고, 자치단체는 H-REST 상품을 기획·선정 등을 맡는다. 유휴 부동산 소유자는 업체에 신탁 또는 매각해 임대료나 매각 수입을 얻는 방식이다. 기부자는 ‘고향사랑e음’에서 H-REST를 선택하면 세액 공제와 함께 지역 부동산의 지분 소유권과 유사한 토큰증권을 받는다. 즉시 답례품을 받을 수는 없지만, 투자한 부동산(구매 토큰)에서 발생한 수익을 지역화폐나 특산물 등으로 지속해서 배당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 기업구조조정 STO로 자금조달 효율성↑
부동산 토지거래 플랫폼 밸류맵도 부동산 STO 사업을 고려 중이다. 밸류맵은 STO 시장에서 자산 소싱 및 발행 전문 회사로서 발행인의 부동산 상품이 성공적으로 유동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STO 법제화 이후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이 분리될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상품을 소싱하는 것에 집중하겠단 전략이다.
현재까지 밸류맵이 가장 구체화한 상품은 CR(기업구조조정) STO다. 기업의 보유한 사옥, 공장, 판매시설 등의 자산을 토큰증권으로 유동화한 후 해당 자산에 다시 재임대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기존 ‘매각 후 재임대’(세일앤리스백) 방식 대비 더 빠르고 확실하게 자금조달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 앞서가는 글로벌…부동산 개발에 STO 활용
STO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24층 규모의 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 프로젝트 자금조달에 STO가 활용됐다. 이더리움 기반의 ERC-20 토큰을 활용해 투자자들이 부동산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금융기업 엘리베이티드리턴즈는 세인트 레지스 아스펜 리조트(St. Regis Aspen) 프로젝트에 1800만 달러 상당의 증권형 토큰을 발행해 투자금을 조달했다. 회사는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 토큰화를 통해 실물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소규모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부동산 STO 업계 관계자는 “STO는 부동산 자산을 디지털화해 투명성과 유동성을 높일 수 있다”며 “소액 투자자도 고가의 부동산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고 자산을 보다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금융 방식을 혁신해 보다 넓은 투자 기회를 창출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