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당시 아프리카의 유일한 지상군 파병 국가다. 당시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최정예 근위부대인 강뉴부대(kangnew)는 철원, 화천, 김화, 연천 등 격전지에서 대한민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몸 바쳐 싸웠다. 에티오피아 말로 ‘초전박살’을 뜻하는 강뉴부대는 연 인원 3518명이 투입됐는데, 253전 253승의 신화를 기록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강뉴부대원들은 전투 중에 발생한 전사자를 모두 수습해 고국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강뉴부대는 휴전 협정 당시 단 한 명의 포로도 없었다고 알려져 있다. 항복을 하지 않는 강뉴부대의 강인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강뉴부대원은 122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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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5월 당시 17세의 어린 나이로 참전한 버라투 용사와 1952년 5월 20세 나이로 참전한 이그자우 용사 등 당시 강뉴부대는 미군 수송선을 타고 24일 동안 항해 후 부산에 도착해 전장으로 투입됐다.
이그자우 용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전투지로 ‘베자브 산’(철의 삼각지 인근으로 추정)을 꼽았다. 이는 대한민국 공식 지명은 아니다. 한국 군인을 살리기 위해 희생된 전쟁 용사의 이름을 따 그들만의 방식으로 전사한 전우를 기리기 위해 명명했기 때문이다.
강뉴부대원은 전쟁 후 본국으로 귀국했지만 사회주의 군사정권 시대(1974~1991)에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이력이 오히려 해가 돼 정부로부터 재산을 몰수 당하는가 하면 핍박을 받았다.
70년 전과 똑같은 군복을 입고 방한한 이그자우와 버라투 용사는 부산 UN기념공원에 잠들어 있는 옛 전우들을 다시 만난 것을 기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눈부신 발전상을 바라보면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일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방홍보원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방한을 계기로 은혜를 갚아나가는 우리의 모습과 그들이 다시 찾은 대한민국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 7·27 정전협정 7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됐다”고 제작 동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