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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26일 ‘2020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심사결과 및 후속조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건설현장 등 위험한 작업 환경을 가진 9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종합 안전관리 능력을 진단해 5개 등급으로 분류했다. 주요 공공기관의 안전관리등급을 발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 2월 교수·안전 전문 업체 등 4개 분야의 민간 전문가 29명으로 안전관리등급 전문 심사단을 구성하고 분야별 안전역량·안전수준·안전성과 등 165개 세부지표를 대상으로 기관별 등급을 심사했다.
1등급(우수)과 2등급(양호), 3등급(보통)까지는 종합 안전관리 능력이 통상 수준이거나 그 이상인 것으로 봤다. 4등급은 두 개로 나뉘는데, 안전역량과 수준은 갖췄지만 실제 산재 사고가 발생한 공공기관에는 감점 패널티를 적용해 4-1등급(주의)으로 하락시켰다. 산재 사고로 4-1등급을 받은 기관에는 한국전력(015760)공사·한국공항공사·한국도로공사·한국수자원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포함됐다.
4-2등급(미흡)과 5등급(매우미흡)을 받은 공공기관은 안전능력이 적정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공기업 31개, 준정부기관 28개, 기타공공기관 39개 중 ‘미흡’, ‘매우미흡’ 평가를 받은 기관은 총 18개였다. 공기업에는 대한석탄공사·한국중부발전·해양환경공단이 ‘미흡’ 수준인 4-2등급을 받았다. 준정부기관에는 국가철도공단·근로복지공단·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한국수산자원공단이 포함됐다.
기타공공기관 중에서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코레일유통·한국과학기술연구원·한국세라믹기술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철도기술연구원·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미흡 평가를 받았다.
준정부기관 중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기타공공기관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매후 미흡’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안전역량과 안전수준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다.
◇文정부 ‘산재 50%’ 힘 실리나…기재부 “내년 심사부터 경평 반영”
기관별로 심사단의 주요 개선 필요사항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전 위험요소 분석 등 위험성 평가가 실시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발전의 경우 위험성 평가에서 작업공정별 유해와 위험요인이 일부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기술연구원에 대해서는 위험성 평가 시 근로자의 참여율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심사에서 기관의 안전전담조직 설치 여부와 해당 조직의 전문성 등을 평가지표로 처음 적용했는데, 전담조직이 없거나 전문성이 부족한 기관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등급을 받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안전전담 조직이 미비하고 안전작업허가제도 관련 지침이 없는 등 전반적인 안전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역시 안전 전담인력이 없으며, 시약의 폐기나 보관 등 특별관리 대상 물질의 관리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5등급 평가를 받았다.
이번 안전등급 발표는 2022년까지 산재 사고 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 따른 대책이다. 2019년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는 등 대대적인 산재 감축 정책을 벌였다. 지속적인 안전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서 공공기관의 안전관리등급을 경영평가에 연계하는 등 기관들의 의무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안전관리등급제 심사 결과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재난·안전관리 지표 중 안전관리등급 결과에 최대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98개 공공기관의 개선실적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내년 안전등급 심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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