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호흡기 끼고 헐떡이는 여성…호주 백신 권유 광고 논란

방성훈 기자I 2021.07.13 15:58:19

2030세대 "맞고 싶어도 백신 없다는 정부" 거센 비난
"현실 무시한 광고…젊은층에 감염 확산 책임 떠넘겨"

호주 보건부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 영상. (사진=CNN방송 캡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유를 위해 제작한 광고가 논란에 휩싸였다. 한 여성이 산소호흡기를 끼고 숨을 헐떡이는 영상인데 “너무 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호주 보건부는 전날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한 30초짜리 동영상 광고를 공개했다. 영상엔 한 젊은 여성이 산소호흡기를 달고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엔 ‘코로나19는 누구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집에 머물러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라. 백신 (접종)을 예약하라’는 문구가 이어진다.

광고가 방영된 이후 호주에선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호주 정부 측은 최근 인도발(發) 델타 변이 급증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보다 생생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광고엔 두 가지 베세지가 담겼다. 그 중 하나는 집에 머물고 방심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감염 위험에도) 밖을 돌아다니는 젊은이들은 그들을 포함해 공동체를 위험에 몰아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30세대는 백신을 맞고 싶어도 물량 부족으로 맞을 수 없는 현실을 무시하고, 정부의 정책 실패를 젊은이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모순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을 뿐더러 공포감만 조성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뉴사우스웨일즈대학의 빌 보우텔 겸임교수도 “이 광고는 모든 측면에서 국민들에게 잘못 이해되고 있다. 특히 ‘호흡 곤란을 겪는 젊은 여성’이 특히 우려된다”며 “호주는 현재 백신 물량 부족으로 40세 미만에게 권장되는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강과 관련된 (대국민) 소통에 있어 모든 부분에서 세련되고 성실하고 정직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캠페인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호주 정부는 델타 변이가 확산한 뉴사우스웨일스주에 봉쇄령을 내리고 지난달 26일부터 시드니와 인근 지역 주민들은 생필품 구매·의료·운동·생업 등 필수 목적 외엔 외출을 금지토록 했다.

코로나19 백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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