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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판매량 14만3500대 수준이었던 로봇청소기 시장은 매년 성장해 지난해엔 29만2500대 규모로 2배 이상 확대됐다. 판매액 기준으로는 2015년 1043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2055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처럼 로봇청소기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과거에 비해 대폭 개선된 성능 덕분이다. 로봇청소기는 시장 초기만 해도 가전이라기엔 장난감에 가까웠다. 사물 인식 능력도 부족했고 그저 그런 흡입력으로 특정 영역을 왔다갔다 하는 정도였다. 꼼꼼한 청소를 위해선 인간이 나서야 하는 ‘2차 청소’가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로봇청소기에는 인간을 대신하는 AI가 탑재되기 시작했다. 각종 첨단 센서가 장착돼 기존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조그마한 사물을 회피하고 더 효율적으로 집안을 주행할 수 있다. 카메라까지 달려 홀로 있는 반려동물 상태를 지켜볼 수도 있고, 먼지 흡입뿐 아니라 물걸레 청소를 동시에 시킬 수도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4월 출시한 비스포크 제트 봇 AI는 딥러닝 기반으로 100만장 이상의 이미지를 사전 학습해 국내 최다 수준의 사물 인식이 가능하다. 냉장고, 에어컨, TV, 소파, 침대 등 집안의 다양한 가전제품과 가구는 물론 반려동물의 배설물, 양말, 전선, 유리컵 등 기존에 인식하기 어려웠던 장애물까지 구분해낸다.
특히 인텔의 AI 솔루션 기반의 사물인식 능력을 바탕으로 가구나 가전제품 같은 일반적인 사물에는 최대한 근접해 꼼꼼하게 청소하고, 애완견의 배설물이나 유리컵 등 위험한 장애물은 스스로 회피하는 등 공간의 특성에 최적화된 청소를 해준다. 업계 최초로 ‘액티브 스테레오 카메라’ 방식의 3D 센서를 탑재해 1㎤ 이상의 모든 장애물을 감지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에 활용되는 라이다(LiDAR) 센서를 기반으로 공간 특성에 맞게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선택해 주행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앱에 새롭게 런칭한 ‘펫 케어’ 서비스를 사용하면 외출 시 홀로 남은 반려동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고, 심하게 짖거나 장시간 움직임이 없는 등 이상 징후나 행동을 감지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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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066570)는 먼지 흡입용 로봇청소기 R9에 이어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 제품을 따로 내놨다. 지난해 8월 출시된 LG 코드제로 M9 씽큐는 주행용 바퀴 없이 2개의 물걸레가 회전하며 이동하는 방식의 로봇청소기다. 2kg 하중으로 물걸레를 눌러주며 바닥을 닦는다.
또 자동 물공급 시스템은 걸레가 마르지 않도록 300ml 대용량 물통을 이용해 로봇청소기가 약 6m 움직일 때마다 최대 3.6cc씩 자동으로 물을 분사하며 바닥을 깨끗이 닦아낸다. 쿼드코어 CPU를 적용, 70만장의 사물이미지를 학습해 집안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로 ‘똑똑하게’ 청소한다. 상단 센서로 공간과 사물을 분석하고 하단 센서로 이동 거리를 계산해 위치를 파악하는 ‘듀얼 아이’와 6개의 레이저 센서로 장애물을 감지하고 범퍼센서로 한번 더 감지하는 ‘2중 감지’ 센서도 탑재됐다.
로보락은 기존 모델보다 25% 향상된 2500Pa의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S6 MaxV’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300ml의 대용량 물탱크를 탑재해 최대 200㎡(약 60평)까지 물걸레 청소를 할 수 있다. 전면에 장착된 스테레오 카메라를 통해 최소 넓이가 5cm, 높이가 3cm 이상의 모든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해 최적의 경로로 주행하는 기능을 갖췄다. 또한 S6 제품에 탑재된 칩보다 50% 더 빠른 성능을 갖춘 ‘퀄컴 APQ8053 프로세서’로 구동되는 장애물 회피 기술인 ‘리액티브 AI(Reactive AI)’를 적용해 장애물 회피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로봇청소기 시장은 지난해 30만대 수준에서 오는 2025년 43만5000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바보’ 이야기까지 듣던 로봇청소기가 이제는 똑똑한 청소는 물론 다양한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며 “신혼부부들 사이에선 이미 필수가전의 하나로 떠오르는 등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