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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라이온즈의 최대 주주는 67.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 그룹 계열 광고회사 제일기획(030000)이다. 삼성전자가 대주주였으나 지난 2016년 1월부터 제일기획으로 변경됐다. 제일기획은 삼성 블루윙즈(축구단), 삼성 썬더스(농구단), 삼성생명 블루밍스(여자농구단), 삼성화재 블루팡스(배구단) 등을 차차 인수해 현재 삼성의 스포츠단 운영을 도맡고 있다.
이 회장이 가진 삼성라이온즈 지분은 2.5%였다. 미미한 지분인 데다 지배구조와는 관련이 없어 이번 ‘상속 이슈’에서는 관심 밖인 주식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직접 보유한 몇 안 되는 주식 중 하나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야구 사랑’이 남달랐던 이 회장의 삼성라이온즈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게 재계와 스포츠계 설명이다.
당초 소문난 ‘야구광’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이 이를 물려받거나, 이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이 나눠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대구가 삼성 그룹의 발상지인 만큼, 대구 시민들과 교류·공유하는 측면에서 기부를 한 것 같다”며 “이어진 사회 환원 측면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생전 스포츠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은 것으로 유명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큰 공을 세웠다. 그 중에서도 야구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1982년 삼성라이온즈 출범 당시부터 2001년까지 구단주를 직접 맡았다. 이후 최고 수준의 선수단 지원으로 팀을 KBO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이끌었다. 2004년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김응룡 삼성라이온즈 감독의 사장 취임도 이 회장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5월 자택에서 쓰러져 의식을 잃고 병상에 누워 있던 이 회장이 이승엽 선수의 ‘홈런’에 잠시 눈을 떴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그해 5월 25일 삼성 이승엽 선수가 홈런을 치자 병실 TV 중계방송의 떠들썩한 분위기에 한 차례 잠시 눈을 떴다고 전해진다. 이승엽 선수는 지난해 이 회장의 별세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관련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생전 보여주셨던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한 열정과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가 유족들은 상속세 신고 기한 마지막날인 이날 용산세무서에 상속세를 신고하고 신고 세액의 6분의 1인 2조원 가량을 납부했다. 이날을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총 다섯 차례에 걸쳐 나머지 10조여원을 분납할 예정이다. 이날 지분 배분도 공시됐다. 삼성전자(005930), 삼성물산(028260), 삼성SDS(018260) 주식은 법정비율(홍 여사 9분의 3, 세 남매 각각 9분의 2)로 상속했다. 삼성생명 지분은 이 부회장이 절반을 물려받았다.